손흥민 골, '위기의' 신태용 살렸다..."불 뿜었다"

입력 2017-11-11 08:00  

손흥민, 콜롬비아전 2골 폭발…신태용호 첫 승전보
손흥민 전반 10분 선제골 이어 후반 16분 쐐기골…2-1로 승리
손흥민, 태극마크 달고 13개 만에 필드골로 A매치 개인통산 20골



손흥민 골은 쾌감을 줬다. 그런 손흥민은 붉은 악마에게 골을 넣은 뒤 박수를 보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한 박수였다.

손흥민 골이 한국 축구에 희망을 다시 선사했다. 한국 축구가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두 골을 폭발한 손흥민(토트넘)의 원맨쇼를 앞세워 7개월여 만에 기분 좋은 A매치 승전보를 전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전반 10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16분에도 연속골을 터뜨려 후반 30분 한 골을 만회한 콜롬비아에 2-1 승리를 낚았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3월 28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1-0 승리 이후 7개월 13일 만에 A매치에서 6경기 무승(3무3패) 끝에 값진 승리를 수확했다.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2무 2패로 고전했던 신태용 감독은 5경기 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특히 한국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은 이날 혼자 두 골을 사냥하며 자신의 A매치 60번째 경기에서 개인 통산 20번째 골을 사냥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A매치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3승 2무 1패 우위를 지켰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를 맞아 손흥민을 이근호(강원)와 함께 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콜롬비아를 마주한 FIFA 랭킹 62위의 한국은 열세가 예상됐으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이근호가 크로스를 올렸고, 공을 수비수가 걷어내자 김진수가 강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콜롬비아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슈팅이었다.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던 한국이 전반 10분 콜롬비아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근호가 패스를 해주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등진 채 공을 한 번 돌린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수비수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가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근호의 절묘한 패스와 손흥민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만들어낸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한국의 A매치 선제골은 1-0 승리를 거둔 올해 3월 28일 시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유럽 원정으로 치른 지난달 10일 모로코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뽑았지만 필드골을 넣기는 작년 10월 6일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3개월 만이다.

한국은 19분에는 권창훈(디종)이 위협적인 왼발 중거리 슛을 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5분 상대 공격수 히오반니 모레노의 위협적인 왼발 아웃사이드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김진수(전북)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주자 이근호가 헤딩슛했지만 공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저돌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이근호는 전반 40분에는 골키퍼와 1대 1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 기회를 놓쳤고, 한국은 1-0 리드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이근호 대신 이정협(부산)을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 세운 한국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 손흥민의 득점포가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손흥민은 후반 16분 최철순(전북)이 전진패스를 해주자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강하게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상대 골키퍼 손을 맞은 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리를 예감케 하는 기분 좋은 연속골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강한 투지로 콜롬비아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고 2-1로 값진 승리를 확정했다.

13개월 만에 대표팀서 필드골…"동료들과 함께 넣은 것"

이처럼 13개월 만에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넣은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아직 숙제가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승리를 이끈 뒤 "오늘 두 골을 넣었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아직 숙제가 많이 남았는데,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투톱으로 나서 달라진 게 있었나`라는 질문에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라며 "특히 역습 기회가 많았다. 오늘 골은 동료들과 다 같이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의 부진에 관해서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무거운 짐을 털어냈으면 한다.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사실 대표팀이 그동안 안 좋은 모습을 보여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면서 "오늘 승리로 팀 분위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 골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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