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이어 2심도 징역 4개월…영국서도 같은 범죄로 옥살이 전력
지하철 그라피티 원정팀이 쇠고랑을 차게 됐다면?
한국 지하철에 대형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린 20대 영국인 형제가 고향에서 무려 8천700㎞ 떨어진 이역만리 타국에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지하철 그라피티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부(김경란 부장판사)는 공동주거침입·공동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국인 A(25)씨와 B(23)씨 형제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씨 형제는 지난 7월 11일 성동구 군자차량사업소에, 다음날엔 중랑구 신내차량업소에 몰래 들어가 지하철 전동차에 높이 1.0∼1.1m, 길이 11∼12m 크기의 글자 `SMTS`, `SMT` 등을 그린 혐의로 기소됐다.
첫 범행 하루 전에 입국한 이들은 이틀에 걸친 지하철 그라피티 `거사`를 치르고서 13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지하철 그라피티를 부인하고 단순히 한국에 여행 목적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하면 직접손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수리하는 동안 전동차를 운행하지 못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간접손해가 발생하는 명백한 재물 손괴의 범죄 행위"라고 지적하며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A씨 형제는 결국 자신들의 행위에 비해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도 "죄질이 가볍지 않은 데다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영국에서 같은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에서 A씨 형제는 `SMT(S)`가 `So Much Trouble(s)`의 줄임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 내용과 외신 기사를 종합해보면 `SMT`는 A씨 형제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영국 맨체스터 지역의 유명 그라피티 조직의 이름으로 확인된다.
SMT 구성원들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전역에서 130여 차례에 걸쳐 전동차 등에 그라피티를 그려 철도회사에 30만 파운드(약 4억4천28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징역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영국 현지에서 A씨는 54차례 그라피티를 그려 12만4천 파운드(한화 약 1억 8천3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14개월을 선고받았고, B씨도 25차례 가담해 4만5천19 파운드(한화 약 6천645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12개월을 선고받았다.
지하철 그라피티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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