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지털 싱글 `이다지도`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진현. `가을 어귀에 서서` `이별보다` 등 많은 앨범을 내며 쉬지 않고 달려오고 있다. 그런 그를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나봤다.
Q. 이번 앨범, 곡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이번 디지털 싱글 `이다지도`는 굉장히 평범한 피아노 발라드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내 인생 가장 파격적인 제작과정을 담은 앨범이다. 생애 첫 스튜디오 라이브 트랙이기도 하지만 더 파격적인 일탈이 있었다. 사실 이별 노래, 슬픈 노래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그래서 찾아 듣기도 하고 하는 편인데, 내 취향과 청중의 판정은 좀 다르더라. 많은 사람들이 나는 달달한 러브송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사랑노래 한 곡을 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곡이 되었다. 중간에 다른 작품들을 작곡하고 제작하긴 했지만 11개월 만에 돌아오게 됐다. 진짜 오랜만인 셈이다.
Q. 앨범 발매 후 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나?
A. 마치 뭐에 화난 사람처럼 밀린 작업들을 처리해내고 있다. 다른 가수들의 곡을 제작하거나 편곡하고, 프로농구팀의 응원가도 만들었다. 의뢰받은 OST도 만들고 있고, 또 다음 디지털싱글도 벌써 제작에 들어갔다. `자타공인 부지런한 진현`을 거의 1년 만에 다시 가동하는 중이다.
Q. 이번 곡을 만들면서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뒀나?
A.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는 게 포인트였다.(웃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뭔가 부자연스러운 게 섞이지 않나. 사실 나는 삶 자체를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또 스스로 잘 하고자 하는 `음악`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게 심했다. `자연스러움`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요즘 음악들은 후보정이 너무 심하다. 그러니 더더욱 내츄럴한 음악을 해보고 싶어지더라.
Q. 이번 곡을 만들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달라
A. 스튜디오에서 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데, 친한 뮤지션 형님이 양주를 사 들고 오셨다. 살짝 어질어질하면서 기분이 알딸딸해질 때 쯤 또 다른 친한 엔지니어 동생이 처음으로 내 작업실에 놀러 왔다. 그 친구가 좀처럼 그렇게 밖으로 다니는 친구가 아닌데, 무려 새벽 3시에 놀러 온 것이다. 왜 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술김에 그 친구보고 기왕 왔으니 녹음을 받아달라고 했다.그냥 녹음해본 곡인데 주변인들 반응이 다들 너무 좋았다.
Q. 이번 곡에 대한 본인의 만족도는?
A. 주변의 반응보다도 나 스스로 이런 행동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뭔가 표현의 제한이 없어진 기분이다. 모든 곡이 그렇겠지만 이 곡 역시도 `결과물`이 아닌 `긴 과정 중에 남긴 어떤 흔적`이다. 결과물이라 생각하면 모든 곡이 아쉽겠으나, 과정이라 생각하면 모든 곡이 사랑스러워지더라.
Q. 지금까지 만든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혹은 의미가 있는 노래는?
A. 제일 아쉬운 곡은 `사랑이 식어갈 무렵`이다. 정말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곡이고, 그래서 자꾸 발매를 미루던 곡이었다. 가장 많은 정성을 쏟았고 가장 많은 노력을 했는데, 결국 그 이유로 가장 노래를 못한 곡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여기저기서 라이브를 하지만 정작 음원 레코딩에서 가장 못 불렀다. 한 번쯤은 다시 불러서 재발표를 해볼까 싶지만 그냥 그대로 두자는 게 결론이다.
Q. 이번 곡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A. 발매 결정이 가장 어려웠다. `이걸 이렇게 내도 되나` 싶어서. 막상 내고 나니 여성 청중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Q. 올해 계획, 앞으로의 계획은?
A. 내 목소리가 담긴 앨범을 너무 안 냈다. 11월, 12월에 각각 한 곡씩 디지털 싱글을 꼭 발매하려고 한다. 제작 기간이 빠듯하다 보니 뮤직비디오는 힘들겠지만 앨범은 꼭 내보려고 한다. 이 정도 쉬었으면 거의 가수로서 `죽었다`고 봐도 될텐데, 그런 `가수 진현`의 생명력에 다시 심폐소생술을 가할 계획이다. 이게 내 남은 1년의 목표이다. 조용히 내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면서 산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자 음악을 하지만, 항상 반대로 내가 청중들에게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신기하고 행복한 관계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 하고싶다. 연말까지 되도록 많은 음악을 들려드리겠다. 기대해달라.
사진/ 진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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