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 발 담그는 상장사들…'주가 띄우기 주의보'

김원규 기자

입력 2017-11-27 17:21  



    <앵커>

    상장사들의 바이오 기업 지분 인수가 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사업의 성장성에 따른 사업 다각화가 주 목적이라는데, 일각에선 고공행진하는 제약·바이오 주가에 편승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원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2개월여간 바이오 기업 지분을 인수한 기업은 총 10개입니다.

    국내 게임 업체인 파티게임즈가 지난 9월25일 공시를 통해 유산균 바이오 업체 바이오제닉스코리아를 95억원에 지분 12.11% 취득을 시작으로, 이달 초엔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 지분(80%)을 4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또 화장품 OEM생산업체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자동차 부품 기업 바이온, 복사기를 생산하는 시너지이노베이션 등도 바이오 관련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바이오 기업 지분 인수는 수익구조의 다양화나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목적이 대부분 입니다.

    <인터뷰>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 센터장

    "아무래도 제약·바이오의 성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 기업 인수)사업 다각화로 바라봐야 한다. 바이오 업체들도 연구개발(R&D)을 위해 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상장사들이 이처럼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다는 공시가 나면 주가가 대부분 강세를 보이지만 지분 투자규모가 매우 적고, 투자한 회사들이 장외기업이다 보니 제대로 성장성 등을 검증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최근 상장사들이 투자한 바이오기업 10곳 중 절반 이상이 전체 지분 10%에 못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한 곳을 제외하면 바이오 기업 투자 발표 후 주가가 평균 30%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바이오 기업의 실적이나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최근 버블 논란이 있기 때문에 (기업 상황에 따라)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한편, 바이오빌의 자회사 한국줄기세포뱅크, 와이비로드가 인수한 삼성메디코스와 바이오제닉스코리아는 지난해 각각 32억원,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LG생활건강이 지분을 취득한 태극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44억원->25억원)로 줄어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때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이 급증하며 상장사들이 너도나도 화장품 회사에 투자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유야무야 되거나 재무제표에 손실만 반영됐다며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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