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산율 1861년 통일 후 최저치…경제 침체 직격탄

입력 2017-11-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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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연간 신생아 수가 또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1861년 통일 국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지난 해 태어난 아기 수가 47만3천438명에 그쳤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에 비해서도 2.5%에 해당하는 1만2천여 명 감소한 역대 최저치다.

이는 또 각각의 도시 국가가 난립하던 이탈리아가 통일돼 공화국이 된 이후 15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이기도 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도 전년의 1.39명에서 1.34명으로 하락했다.

통계청은 "신생아 수 감소는 이탈리아의 가임 여성이 점점 줄고 있는데다, 이들이 아기를 낳으려는 의향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은 특히 금융 위기가 시작된 시점인 2008년과 비교할 때 8년 만에 신생아 수가 10만 명 이상 감소했다고 지적하며, 경제 침체로 청년 실업률이 치솟으며 젊은이들이 혼인과 출산을 꺼리는 것이 출산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유럽 재정 위기 이후 고공행진을 하며 지난 6년 동안 40%에 육박,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스페인의 뒤를 잇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 감소는 또한 부모 모두 이탈리아인인 경우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부부 모두 이탈리아인이 낳은 아기의 수는 37만3천75명으로 2008년에 비해 10만7천명이나 감소했다.

한편, 출생률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지자 이탈리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저출산 타개를 위해 최근 18세 미만의 아동 1인당 매월 80유로(약 10만원)의 양육 수당 지급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작년 9월에는 보건부 주도로 `생식의 날`을 지정해 젊은 세대에게 아기를 낳을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성차별 논란과 생계 수단이 없어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청년실업자들을 모독한다는 비난으로 역풍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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