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횡령과 채용비리 혐의, 국산 헬기 '수리온'의 결함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카이)가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오는 2030년 '매출 20조 원에, 세계 5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 아래 KAI는 당장 내년엔 항공기 정비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배가 불룩한 붉은색 헬기가 시속 40km의 속력으로 비행하며 물을 쏟아냅니다.
한 번에 2천 리터의 물을 싣고 최대 240km까지 날 수 있는 이 헬기는 산불 진화용으로, 국내 첫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조한 겁니다.
KAI는 내년 4월 이 헬기를 산림청에 납품할 계획입니다.
비행 안전성 논란으로 군 납품이 중단되기도 했던 '수리온'은 결함 문제 대부분을 보완하면서 지난달 말 납품이 재개됐습니다.
또 당장 내년에만 40여 대가 국내에 추가로 납품될 예정입니다.
전임 사장의 횡령과 분식회계 혐의 여기에 채용 비리까지 더해지면서 KAI는 이른바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급기야 지난 3분기 1천억 원 가까이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조원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KAI는 부활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수리온' 외에 고등 훈련기 'T-50'의 수출과 우리 공군의 주력인 'F-15'의 모듈 제작에도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특히 KAI는 17조 원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지금은 입찰에 함께 참여한 록히드마틴과 부품 원가를 둘러싼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지만 수주만 되면 우주항공 브랜드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탠딩]
"지금 제 뒤로 군 초계기 한 기가 수명 연장을 위해 정비를 받고 있는데요. 카이가 준비하는 또 하나의 미래 먹거리는 바로 이 항공기 정비, MRO 사업입니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KAI가 MRO에 더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이유는 항공부품의 국산화를 앞당기고 항공 관련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필수사업이란 전제에섭니다.
[인터뷰] 김조원 /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싱가폴이나 중국으로 가는 MRO 사업들을 국내에서 잡지 않고서는 항공산업을 육성할 수 없다는 결론이기 때문에 이 MRO 사업을 해야 하고 또 이 MRO 사업을 해야만 항공부품 산업이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오는 2030년 '매출 20조 원에, 세계 5위'를 달성하겠다는 KAI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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