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켓서 낚시객 극적 생환.."방수폰 배터리 덕분"
방수폰으로 전화...산소 희박해져 말도 아끼며 구조 기다려
방수폰·에어포켓·썰물..전복 낚싯배서 생존한 이유 3가지
방수폰, 에어포켓, 썰물이 없었더라면?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 생존자 중 심모(31)씨 등 3명은 선창1호(9.77t급) 내부 `에어포켓`에서 무려 2시간 43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구조됐으며 이 과정에서 방수폰 도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은 애초 지난 3일 오전 6시 5분 사고 발생 후 7시 43분 인천구조대에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경은 이들이 오전 8시 48분에 구조됐다고 4일 확인했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심씨는 이모(32)·정모(32)씨 등 친구 2명과 함께 사고 당시 선창1호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에 있었다.
10여 명이 한꺼번에 머무를 수 있는 선실은 이미 다른 낚시객들로 꽉 차 어쩔 수 없이 조타실 아래쪽 쪽방 같은 선실에 머물렀다.
사고는 출항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며 순식간에 배가 뒤집혔다.
심씨는 "배가 뒤집히고 잠시 후 전등이 나가면서 깜깜해졌다"며 "낚싯배 밖으로 나가려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어 방수폰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방수폰이 아니라 일반 스마트폰이 였다면 바닷물에 빠진 뒤 고장을 일으켜 신고조차 할 수 없었던 것.
다행히 심씨 일행이 있던 작은 선실에는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물에 잠기지 않아 공기층이 형성된 `에어포켓`이 남아 있었고 방수폰으로 구조요청을 한 것.
방수폰으로 연락을 취한 이들은 칠흑 같은 어둠과 차가운 바닷물이 목까지 찬 상태에서 해경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며 숨이 계속 차올랐다. 말을 하면 산소가 더 빨리 닳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조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구조대와 유일한 연결 채널인 방수폰 배터리 잔량도 점점 줄어들어 불안감은 커졌다. 자신들의 위치를 GPS 화면으로 구조대에 보낼 때만 방수폰을 사용하는 등 최소한의 전화통화만 하며 배터리를 아꼈다.
사고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나 물 속에 있는 다리가 점점 얼어붙는 듯한 느낌에 괴로울 때쯤 다행히 썰물로 물이 더 빠지며 다행히 배에 공기가 좀 더 공급됐고, 3명이 모두 올라갈 수 있는 선반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심씨는 "산소가 소진돼 답답할 때쯤 다행히 다시 숨을 좀 쉴 수 있게 됐다"며 "밖에 햇빛도 보여 어떤 상황인지 보다가 해경 대원들을 보고 "여기 사람 있다"고 외쳤고 그때 구조됐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들이 뒤집힌 배 안에서 3시간 가까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몸이 계속 물에 잠겨 있진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심씨 일행은 기적과 같이 살아 돌아왔지만 조타실 뒤 큰 선실에 머물던 낚시객 상당수는 다른 운명을 맞았다.
방수폰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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