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으로 갓 태어난 둘째 딸을 버려야 했던 부모가 22년 만에 딸과 기적 같은 재회를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1995년 중국 항저우(杭州)에 사는 중국인 쉬리다와 치엔펜셩 부부는 둘째 딸 징징을 낳았지만, 정부의 `한 가구 한 자녀` 산아 제한 정책으로 징징을 계속 키울 수 없었다.
결국, 태어난 지 5일밖에 안 된 징징을 편지와 함께 야채 시장에 두고 와야 했다.
편지에는 "우리 딸 징징은 1995년 음력 7월 24일 오전 10시에 태어났습니다. 가난과 사정으로 인해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늘이 허락해준다면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10년 뒤나 20년 뒤 칠석(음력 7월 7일) 아침에 항저우 서호(西湖)의 단교(斷橋)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징징은 중국의 해외입양기관을 통해 1996년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두 아들을 둔 폴러 부부에게 입양됐다.
친부모가 쓴 편지에 깊이 감동한 양부모 폴러 부부는 징징이 자라면 이 사실을 얘기해주기로 마음먹었다.
2005년 징징이 열 살 됐을 때 징징의 친부모는 편지에 쓴 대로 단교에서 딸을 기다렸으나, 징징을 만날 수는 없었다.
폴러 부부가 열 살밖에 안 된 딸 징징에게 편지 내용을 알릴 수 없어 대신 다른 사람을 그 다리로 내보냈지만, 친부모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이후 폴러 부모는 친부모와 연락이 닿았지만 징징을 만나게 하는 것은 거부했다. 친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중국 방송에 소개되자 징징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징징의 친부모는 매년 칠석 아침이면 서호의 다리에서 징징을 기다렸고, 이를 본 중국인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다시 폴러 부부에게 연락했다.
폴러 부부는 딸이 스물한 살이 되자 모든 진실을 알려줬고, 결국 징징은 중국인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도움으로 올해 8월 서호의 단교에서 드디어 친부모를 만났다.
징징은 “친부모를 만나게 돼 매우 기뻤고, 친엄마가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친엄마 치엔은 "아직 징징은 우리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않지만, 딸이 잘 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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