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국정농단 마지막 거물` 평가…국정원 동원 공직자·민간인 불법사찰 혐의
우병우, 여전히 혐의 강력 부인…법원 영장심사서 치열한 공방 예고
우병우는 이번에도 웃을 수 있을까.
지난해 가을부터 정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거물급 인사 중 유일하게 구속되지 않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검찰이 지난 11일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해 ‘구속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적폐판사가 존재하는 한, 우병우는 결코 구속되지 않을 것” “우병우와 판사가 모두 한 통속인데 구속이 될 확률은 없다” “우병우가 구속되면, 함께 죽게 되는 부역 판사들이 많은데, 구속시킬 수 있을까?” 등 냉소와 조롱을 보내고 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가 각각 우병우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어 이번이 세 번째 영장 청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1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우병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에 지시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박민권 1차관 등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간부들,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구속)은 우병우 전 수석이 전화로 지시해 이 전 특별감찰관 등의 뒷조사를 하고 내부 보고 없이 우 전 수석 측에 비선(秘線)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사장 출신으로 우병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인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역시 검찰에 나와 우 전 수석에게 사찰 동향을 보고한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우병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동원해 자신의 개인 비위 의혹을 감찰하던 이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한 것은 민정수석의 막강한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심각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이 과학기술계 인사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육감들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뒷조사를 국정원에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우병우 전 수석은 김대중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명자씨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고 나서 연합회 산하 단체와 회원들의 정치성향 조사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작년 3월께 우병우 전 수석이 조 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의 정책상 문제점과 개인 비위 의혹 등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국정원에 지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새로운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29일과 지난 10일 우병우 전 수석을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 등 국정원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고, 국정원 내부에서 불법사찰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을 다수 확보한 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병우 전 수석은 국정원에 불법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면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불법사찰을 실행한 중추 역할을 했다고 의심을 받는 추 전 국장과 통상적인 업무 관련 전화를 주고받았을 뿐이지 불법적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우병은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열릴 전망인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우병우 전 수석과 검찰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우병우는 최근까지 모두 다섯 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또 개인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그러나 우병우 전 수석이 `최순실 게이트` 진상 은폐에 가담하고 이 전 감찰관의 감찰을 방해한 혐의만으로도 충분히 구속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병우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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