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 당하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유력시되는 화염은 가연성 단열재를 불쏘시개 삼아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사망자 대부분이 직접적인 불로 인한 화상보다는 연기 속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특히 화재 사망자가 다수 발견된 2층 여성사우나의 경우 그을음이 가라앉았을 뿐 불에 탄 흔적이 없어 대부분 연기에 질식해 희생자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유독가스 피해가 68% 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화염 피해 25%, 추락 구조물 충돌 등 기타 피해 7% 등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독가스를 피해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화재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이에 따른 대피 훈련이 필요하다. 화재대응 매뉴얼에는 상황에 대한 대응 원칙뿐만 아니라 화재 대피 시설 비치에 대한 세세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화재 단독경보기, 소화기, 화재마스크는 화재 대비 골든타임을 늘려주는 화재 예방시설로 꼽힌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스포츠센터를 비롯해 노래방, 게임방, 고시원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화재의 위험에 취약하기 때문에 초동 대응이 특히 중요하다. 업소들은 화재 단독경보기, 대피유도등, 스프링쿨러 등 소방 시설을 점검하고, 소화기와 화재마스크를 갖추어 화재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 장비의 사용법을 미리 익혀 두는 것도 화재 대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종합 생활안전 전문기업 SG생활안전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면 다중이용업소와 아파트는 건물 구조상 대피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어 유독가스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화재 대피 마스크가 필수" 라며 "소방시설과 호흡기 보호장비만 잘 갖춰져 있어도 최소한 인명피해는 막을 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화염 및 검은 연기는 계단이나 승강기 통로로 빠르게 확산하여 대피로 이동을 위한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대형 참사를 끝으로 사전에 화재 취약성을 차단하고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회에서도 소방관련 법안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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