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의 정원에 맹독성 나무인 협죽도 수십 그루가 식재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의 어린이 놀이터 인근과 산책로 옆 정원 도처에 높이 2∼3m의 협죽도 수십 그루가 군락을 지어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 주변, 주민과 반려동물이 다니는 산책로 바로 옆에 협죽도가 여러 그루 식재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당장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협죽도는 잎이 좁고 줄기는 대나무 같으며 꽃 색깔이 복숭아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잎. 줄기, 뿌리 등 나무 전체에 청산가리의 6천 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인 라신을 비롯해 올레안드린, 네리안틴 등의 유독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들 독성물질을 접촉하거나 흡수하면 설사, 구토, 현기증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나뭇가지를 젓가락을 대신해 사용했다가 숨지거나 나무를 숯불고기용 땔감으로 썼다가 연기에 중독된 사례가 있고, 과거에는 사약이나 독화살 재료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수년전 아파트 조성공사 당시 협죽도를 관상용으로 정원 곳곳에 심은 것으로 추측된다.
인도가 자생지인 협죽도는 맹독성이긴 하나 공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데다 상록관목이어서 관상수로서의 가치가 비교적 높은 수종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2개월 전 협죽도의 맹독성을 인지하고 곳곳의 나무 군락 앞에 `나무껍질이나 뿌리, 씨앗 등 식물 전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므로 식용이나 젓가락 등의 용도로 사용을 금한다`라는 글귀를 새긴 안내판을 부착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30일 "조만간 아파트 자치기구 회의를 소집해 제거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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