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의 신년사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전국의 노동자와 구직자, 경영자 여러분!그리고 고용노동가족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내고,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모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고용노동행정의 변화를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전국 현장노동청을 통해 국민과 노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현장 상담과 진정, 제안 건수가 17일 동안 6200건이 넘을 정도로 국민들께서도 크게 응답해 주셨습니다.이 중 국민 제안의 66%를 정책에 반영하고, 진정의 82%를 해결하였습니다.
근로감독행정 혁신을 강조하며, 취임 직후 근로감독관과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노동현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적극 개선하고자 12개 산하기관 모두를 직접 방문하여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부당노동행위는 엄벌하고,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직접고용을 지시하였습니다. 우리 사회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고,노동자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자 최저임금을 역대 최고수준으로 인상하고,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 중심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수립?발표하여, 문재인정부 일자리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모두가 합심하여 전력을 다한 결과, 노동존중사회, 소득주도성장의 실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최근 공공기관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우리부 신뢰도가 최상위권으로 평가되는 등 국민들의 기대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지난 8월, 바로 이 자리에서 취임식을 하면서, 국민과 고용노동가족 여러분께 드렸던 약속을 마음 깊이 기억합니다만,아직 이루지 못한 과제들이 많습니다. 산업현장은 아직도 위험합니다.특히, 지난해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여 모두를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근로시간 단축은 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요 노동정책 집행과정에서노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지속되며, 사회적 대화 복원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일자리 여건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청년 고용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4차 산업혁명,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문제도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노동자와 구직자, 그리고 경영자 여러분!지난해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 실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한 해였다면, 올해는 구체적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확산하는데 최선을 다 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 정부 5년의 성패를 가를분수령이 될 중요한 해라고 생각합니다.금년 한해 고용노동부는, 국민의 삶을 바꾸고,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 추진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첫째,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 힘쓰고, 노동현장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공정한 룰(rule)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우선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충실히 지도 감독하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자영업자,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기업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해결사’,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지원대상과 수준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사업주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최저임금 제도개선 방안도 면밀히 준비하겠습니다.
작년과 같이 유사한 사고로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어서는 안됩니다. 현장지도 및 감독을 더욱 더 철저히 하여, 산재 사고를 감소시키겠습니다.
이미 발표한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 등이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법 개정 등후속조치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시간근로 개선은 온 국민의 염원입니다.근로시간 단축 입법에 총력을 기울이고, 휴일과 휴가제도 개편, 일하는 문화 개선 등노동자 휴식권 보장에 노력하겠습니다.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부당노동행위, 성희롱, 갑질 등 인권침해 행위를 근절하여, ‘일터 인권’을 지켜나가겠습니다.이를 위해 처음으로 고용노동직류 채용을 실시하는 등 노동경찰로서 근로감독관의전문성을 제고하여 뒷받침하겠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를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과 제도 개선방안을 연내 마련하여 취약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신장에 노력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동 현안들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풀리지 않습니다.사회적 대화를 활성화하고, 지역, 업종, 사업장 등 중층적 대화체계를 통해복잡한 노동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해 가겠습니다.
둘째,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우선, 19조원이 넘는 일자리 예산을 상반기 중 최대한 조기집행하여 일자리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국민들이 정부지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청년, 여성, 신중년 등 각 대상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되, 현장에 눈과 귀를 열어두겠습니다. 청년층 일자리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입니다.
20대 후반 청년인구가 증가하는 2021년까지청년고용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집중해야 합니다. 당사자인 ‘청년’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다양한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청년 일자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청년 구직촉진수당, 청년 추가고용장려금(2+1) 청년 내일채움공제 사업 등 청년 3대 패키지 사업의 지원요건을 현장수요에 맞게 개편하고, 지원규모도 확대하겠습니다.
올해부터 ‘거점형 공공 직장어린이집’이 전국 세 곳에 새롭게 설치됩니다. 중소기업의 저소득 맞벌이 노동자 자녀가최우선으로 수혜를 볼 수 있도록 운영하여 이들이 육아 걱정없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에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신중년 등 퇴직인력이 ‘일자리’와 ‘사회공헌’이라는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지역특화 사회적기업도 발굴 육성할 계획입니다.고용서비스도 혁신하겠습니다.
고용센터 본연의 기능인 취업지원서비스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을 증원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겠습니다.
단순 구직활동 확인 방식에서 재취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실업인정 제도를 개편하겠습니다.우리부 대표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를 내실화하여, 양질의 일자리 취업을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미래에 대한 대비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일자리의 생성·소멸 등 변동이 심화되고,요구되는 직무 역량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추세에 맞는 고용안전망 구축,인적자원개발이 필요합니다.
실업급여제도 도입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실업급여 지급수준을 50%에서 60%까지 상향하고, 지급기간을 30일 연장하겠습니다.
사회보험 가입요건을 ‘소득’으로 전환하여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지속 검토하겠습니다. 직업훈련도 4차 산업혁명에 맞추어,훈련내용과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신기술 중심으로 폴리텍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4차 산업혁명 선도인력 양성훈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직업훈련이 ‘일자리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저소득층, 비진학 청소년, 경력단절여성 등이 비용이나 기회가 부족하여 훈련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한편, 플랫폼 종사자 등 새로운 고용형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범 실시하는 등 미래에 대비하는 고용 인프라 구축도 적극적으로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전국의 고용노동가족 여러분. 중국 고전인 중용(中庸)을 보면 오직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자신과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唯天下至誠爲能化)는 말씀이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우리부 업무는 특히 많은 정성이 필요합니다. 일자리 문제로 힘들어하는 노동자와 구직자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려면,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정성과 노력이 국민에게 닿아야노동 현장의 관행이 바뀌고, 일자리를 통해 행복한 국민이 늘어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용노동부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국민들께 더 좋은 일자리를 드리고, 노동존중사회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