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들과 달라"…한정판의 유혹

입력 2018-01-04 17:08  



    <앵커>

    경기불황에도 ‘한정판 상품’은 지갑을 열게 합니다.

    일부 수량만 판매돼 갖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한정판의 의미를 무색케 하는 한철 마케팅이 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매일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세상에 몇 개 없는 제품에 대한 '희소성'은 여전히 소비의 중요한 핵심 가치입니다.

    경기침체에도 럭셔리 워치와 쥬얼리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는 것도 소량만 제작돼 차별화와 함께 소장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지상 신세계백화점 대리

    “나를 위해서 소비하는 고객들이 백화점 내에서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했습니다. 과거에는 한정판 시계 하나만을 소장했다면 패션에 관심 많아지면서 이제는 2~3개씩 소비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롤렉스나 파텍, 필립 등 일부 명품 시계는 '희소성' 탓에 중고 가격이 새로 산 시계보다 더 오르는 현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일명 ‘배트맨폰’으로 불리는 갤럭시S7엣지 인저스티스 에디션이 온라인 판매 개시 9분 만에 완판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소량 생산되는 명품을 넘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핸드메이드 가죽 가방도 인기입니다.

    원하는 가죽과 디자인에 수납공간까지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겸 쟐로 대표

    “돈이 많으신 분들의 경우 모임에 나갔을 때 자신과 같은 명품가방을 들고 있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시기도 합니다. (핸드메이드 가죽가방은) 본인의 스타일대로 모두 정할 수 있는데다 손바늘질을 통해 견고함까지 갖출 수 있어 더좋아하시는 거 같습니다”

    한 땀 한 땀 손바느질을 통해 만들어진 가방이 명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갖게 한단 겁니다.

    특정 분야에 국한됐던 한정판 마케팅이 최근에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제과업계의 경우 신제품을 내놔도 히트상품 반열에 오르기 쉽지 않다보니 내용물은 그대로 둔 채 계절이나 이벤트에 따라 포장만 바뀌는 한정판 마케팅과 협업작품이 남발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R&D 평균 투자비용은 1%도 안 돼 한정판이 과도한 상술로 변질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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