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됨에 따라 정부가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반출을 주 2회로 제한조치됐다.
또 지난 겨울 AI 확산 주범으로 지목된 계란 수집차량의 농장 출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거점 환적장을 설치하고, 이곳에서만 계란이 수집·유통되도록 할 방침이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AI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포천 산란계 농장을 중간 검사한 결과 H5N6형 AI로 확인됐다. 고병원성 검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당국은 확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포천이 강원도 인접 지역인 데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으므로 지역적·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이번 겨울에는 고병원성 AI가 현재까지 전남·북 오리농가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었지만, 산란계 농장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점도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겨울 사례를 보면 H5N6형 AI가 오리보다 닭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국이 포천 농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해당 농장에 출입했던 축산 차량이 경기 남부와 강원 원주·횡성, 세종시, 전북 지역에 있는 농가 44곳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역학 관련 농장에 대해 AI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상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포천 농가에서 계란 38만5천개가 반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중 20만개를 확보해 폐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에서는 주 1회 간이키트 검사를 해 이상이 없는 때에만 계란 반출을 허용하되, 지자체에 사전 등록·신고한 유통 상인에게만 계란 반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계란 수집차량의 농장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인근에 거점 환적장을 설치하고, 계란 반출을 주 2회로 제한할 계획이다.
현재는 계란 반출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수집차량이 직접 농장을 드나들며 계란을 실어 나른다. 이에 수집차량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농식품부는 농가들이 거점 환적장으로 계란을 개별 운반하는 과정에서 AI 오염원이 환적장으로 유입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검사하는 등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매일 반출이 되면 그만큼 상황 발생 시 통제하기 어렵다"며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능한 한 농장에 거치하고 있는 달걀이 있어야 관리가 쉬우므로 매일 반출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출되는 계란의 양 자체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계란값 급등 사태가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현재 계란 한판(30개) 가격이 5천원대 중반 정도로, 지금은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긴급하게 수입해야 할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근 농장으로 AI가 쉽게 전파될 위험성이 높은 산란계 밀집 사육단지에는 이동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통제단을 배치해 차량 관리 등 방역을 강화된다.
당국은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매일 농장 내·외부를 철저히 소독하고,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방역상황실(☎1588-4060/1588-9060, 24시간 운영 중)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장주는 물론,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농장 종사자들도 작은 친목 모임이라도 당분간 금지해야 한다.
김 장관은 "평창올림픽을 앞둔 현시점에서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정부, 축산농가, 축산관계자, 시·군 공무원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도 축산농가와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불편하겠지만, 차량 소독 등 방역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축산물 수급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국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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