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주 가뭄'으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환경규제에 발맞춰 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에섭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중공업이 울산 조선소에 100억 원을 들여 구축한 LNG선 종합 실증설비입니다.
LNG선에 들어가는 핵심설비들의 성능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습니다.
올 한 해를 '위기 돌파의 해'로 선포한 현대중공업이 목돈을 들여 이 시설을 구축한 이유는 다름 아닌 국제해사기구, IMO의 선박 환경규제 강화 때문입니다.
오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3.5%에서 0.5%로 낮춰야 하는 상황.
덕분에 기존 벙커C유 대신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의 수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즉 친환경 선박 수주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지난달 부산에서 국내 선사들을 대상으로 LNG 추진 벌크선에 관한 기술 설명회를 연 것도 이러한 맥락에섭니다.
여기에 올 초 엔진에서 나는 배기가스 유해 물질을 99% 제거할 수 있는 세정설비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경영난 속에서도 친환경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오는 2020년까지 건조하는 모든 선박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건
대우조선해양은 LNG선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 기술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또 최근에는 18만 톤급 벌크선에 들어갈 LNG 연료 탱크를 독자 개발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세이버 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연비를 5% 높여주는 장치로, 보통 1년 유류비가 선박 가격의 20~30%인 걸 감안하면 해마다 연료비 수십억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 홍성인 / 산업연구원 조선 연구위원
"해운 부문에서 선박을 발주하게 되고 그것들을 수주해서 건조하는 데 있어서는 국내업체들이 경쟁업체들보다 경쟁력을 상당히 갖고 있다.
IMO의 친환경 규정들이 강화될수록 국내업체들은 조금더 기회요인으로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지는 거죠."
세계 조선업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올 한 해만 버티자는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친환경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봄이 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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