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환자의 심박, 초음파, X레이 사진들처럼 병원 내 각각의 의료 기기가 찍거나 진단한 환자에 대한 기록들은 현재 기기에 내장된 컴퓨터가 갖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전자의무기록, EMR이라고 하는데, 병원들은 환자의 전자의무기록을 10년동안 의무보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빅데이터들을 꼼꼼하게 분석하면 환자가 갖고 있는, 의사가 미처 진단하지 못한 질병을 찾아낼 수도 있고요, 중환자의 경우 바이탈사인이라고 하죠. 이 변화들을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감지해서 심정지처럼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는 걸 먼저 예고해서 사람을 살릴 수도 있는 거죠. 뷰노는 이같은 가능성을 보고, 뷰노넷이라는 자체 엔진을 통해 의료 빅데이터를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앵커>이런 인공지능 기술들이 고도화 되고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병원 풍경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우리가 인공지능하면, 아마 알파고 때문에 어쩌면 더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보다 나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문도 있고요. 그런데 지금 의료분야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시도들은 인공지능 의사와 실제 인간 의사와의 대결 구도는 아니에요. 이런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대형 병원에서 하루에만 수 천 명의 환자들이 방문하고, 의사 한 명 당 셀 수 없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진단 결과들을 분석합니다. 진단에는 분명히 단순 노동에 가까운 부분도 있고, 아주 미세해서 인간의 눈으로만 분석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인공지능이 들어가서 의사들을 도와주는 거죠. 기존 의료기기에 인공지능 솔루션을 심으면 의사가 반복해야 할 일을 상당히 줄여줄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이국종 교수가 무겁게 던진, 우리사회에 화두가 된 이야기들 있잖습니까. 병원에 의사가 부족하다. 시스템이 미비하다. 외상센터 같은 경우 의사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일 년에 몇 번 집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들을 인공지능 의료 시스템이 해결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병원에서는 홍보 효과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을 도입해서 오진율을 낮추고 질병 진단율을 높였습니다. 이를테면 폐암같은 것들을 우리는 초기에 잡아낼 수 있습니다. 보다 높은 의료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접근할 수도 있겠죠.
<앵커>그렇다면 인공지능 의료 솔루션, 그러니까 이 스타트업이 만들고 있는 인공지능 의사가 얼마나 능력이 좋은지도 관건이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영상 판독 기술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미지넷이라는 대회가 있는데요. 학습되지 않은 10만장의 이미지를 천개의 클래스로 구분하는 그런 대회인데 뷰노는 지난 2015년 이미지넷에서 세계 5위, 스타트업으로는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1등은 마이크로소프트였고요. 그만큼 기본 기술력이 있다는 이야기고요. 말씀하신대로 뷰노가 현재 기술력은 어느정도까지 올라왔는지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이 부분은 이예하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이예하 뷰노 대표
골연령진단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 아이들의 손을 찍어서 골연령이 몇 개월인지를 맞추는 프로그램이 있고요. 그게 의사가 맞추는 것과 6개월의 오차범위 내에서 골연령을 정확히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인허가가 들어가 있고. 다음 달이나 다다음달 중에 저희가 가장먼저 인공지능기반 진단보조 프로그램으로 인허가를 받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인허가가 통과되기 때문에 여러 병원에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거고요. 그리고 아직 인허가는 그 다음단계 준비중이지만 흉부엑스레이 분석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정상이냐 비정상이냐 구분하는 걸로 90~95%이상의 정확도로 충분히 맞춰주고있는 상황입니다.
영상 분석을 통해서 의사가 자칫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도, 폐암 같은 질병의 전조 같은 것을 초기에 잡아줄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뜻이고요. 또 실제로 뷰노의 기술을 적용하면 중환자실 같은 경우,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분석해서 어떤 환자가 6시간 뒤, 12시간 뒤 심정지가 일어날 확률이 몇 퍼센트라는 것을 분석해 알려줄 수 있습니다. 긴급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고 조치할 수 있는 시간을 인공지능이 벌어줄 수 있다는 뜻이 될 겁니다.
<앵커> 사실 그동안은 국내 의료 시장에 인공지능이 도입되지 않았었는데, IBM의 의료 인공지능 왓슨도 국내에서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요. 그런데 대표의 설명대로라면 올해 3월 즈음이면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의료기기 솔루션을 허가받은 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할 만큼 뷰노가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뷰노의 인공지능 솔루션이 의료기기 허가를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데,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이 스타트업이 내놓는 인공지능 의료 시스템이 의료보험 적용항목이 될 것인가.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부담없이 인공지능이 도와주는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사실 정부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거든요. 다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시스템이 발전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생명이라는 기본권을 발전시키는 데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고, 그런 기술들을 키울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일 겁니다.
<앵커>네. 지금까지 산업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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