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육성 '헛구호'...발행어음 '고무줄' 심사

한창율 기자

입력 2018-01-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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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금융위원회 올해 업무보고 가운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한 혁신성장 구현입니다.

    하지만 당국이 모험자본의 주요 공급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은 발행어음 인가에 발이 묶여 반쪽짜리 신세인데요.

    보도에 한창율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성장 구현을 위해 모험자본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여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모험자본을 끌어오기 위한 핵심 창구는 초대형 투자은행(IB).

    특히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허들을 넘은 증권사들에게 발생어음 신규업무를 허용해 시중 자금을 끌어오게 하고 이렇게 모은 자금의 절반을 기업금융에 쓰도록 한다는 아이디어 입니다.

    하지만 당국은 대형 증권사들 5곳에 초대형IB 타이틀만 달아줬을 뿐,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허용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런 발행어음 인가의 심사 기준이 명확치 않은데다 심사를 언제 할건지 시기도 불명확해 업계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증권업계 관계자

    "희망 고문 하듯이 한다고 해 놓고 계속 지연시키는 것은 자본시장과 업계 발전에 좀 저해하는 요소가 아닌가.."

    실제 NH투자증권의 경우 심사 보류 이유로 꼽혔던 농협지주 김용환 회장의 금감원 채용비리 관련 수사가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올해 두번 이나 열린 증선위에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초대형IB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낸 것은 지난해 7월인데, 7개월째 이런저런 이유로 발행어음 심사가 표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KB증권의 경우는 올해 초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 자체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증권사들은 늘어난 자본을 제때 활용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기자본 이익률을 걱정함과 동시에 정부 정책에 대한 의구심까지 키워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한창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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