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고교 총기 난사, 숨막혔던 당시 상황 들어보니

입력 2018-01-24 18:43  


미국 켄터키 주의 한 고등학교 교정에서 23일(현지시간) 15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이번 총격은 새해 들어 미국 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첫 학교 총기 사건이라고 ABC 방송이 총기 폭력 사건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총격범은 15세 청소년이며 이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붙잡혀 패듀카 지역 청소년 구치소에 수감됐다,
경찰은 총격범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건은 이날 아침 8시 50분께 켄터키 주 서부 작은 마을인 벤턴에 있는 마셜 카운티 고교에서 일어났다.
수업을 막 시작하려던 순간 교내 공터에서 15세 소년이 권총을 발포했다. 권총을 들고 교내로 들어온 총격범은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아댄 것으로 알려졌다.
총성이 들리자 학생 수십 명이 뒤엉켜 달아났다.
한 학생은 CNN에 "총성이 들리고 체육관으로 뛰어들어갔다. 다른 아이들도 가방을 버리고 도망쳤다. 체육관에서 엄마에게 데리러 와달라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2명이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CNN은 "또 하나의 학교가 살육의 현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15세 여학생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같은 나이의 남학생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복부와 팔 등에 심한 총상을 입은 학생들이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재활치료를 받는 장애 청소년 1명도 팔에 총상을 입었다.
나머지 5명은 총격에 놀라 피하는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매트 베빈 켄터키 주 지사는 트위터에 "충격적인 비극이다. 이런 사건이 마셜 카운티처럼 자그마하고 이웃끼리 가까운 공동체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건이 일어난 벤턴 지역은 인구 5천여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마셜 카운티 검찰청 제프 에드워즈 검사는 "현장에 백팩과 휴대전화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총격 당시 상황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총격범의 범행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드워즈 검사는 "총격범이 미성년자이지만 성인범죄와 같은 방식으로 기소해 공개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격범에게는 살인 혐의와 여러 건의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셜 카운티 고교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켄터키 주 패듀카 보건 고교에서는 지난 1997년 10대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이날 사건은 전날 텍사스 주 고교 총격 사건에 이어 이틀 연속 학교 구내에서 벌어진 총기 사건이어서 학생과 교직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앞서 전날 아침에는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작은 마을인 이탈리 고등학교 카페테리아에서 16세 소년이 총을 쏴 15세 여학생이 다쳤다.
지난달에는 뉴멕시코 주 나바호 원주민 지구에 있는 아스텍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으며, 작년 11월에는 캘리포니아 주 북부 새크라멘토 인근 란초 테헤마 초등학교 주변에서 총격범이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5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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