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진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자가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유류분청구송 1심에 대해 혼외자인 이모씨가 항소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씨 측의 변호인은 "1심 재판부가 저희 쪽에서 낸 증거나 (이재현 회장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정보 서류를 봐도 `이재현 회장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사후에 재산을 물려받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결한 게 사실관계를 오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CJ그룹 유류분 소송 외에도 일상적으로 형제 간 상속 분쟁은 비일비재한 편"이라며 "특히 사전 증여로 일방 형제에게 상속재산이 불합리하게 분배된 경우, 부모가 없는 미혼자의 사망으로 형제자매가 상속인 지위를 가지게 된 경우 등 사안별로 각양각색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없는 미혼자의 사망 시 상속에 대해 살펴보자. 한 포털사이트 질문 코너에 등록된 사연이다. 사망자 A씨는 부모가 없는 미혼자로 3남매 중 장남이다. A씨는 총 자산 10억 원 중 7억 원을 지인 B와 C에게, 나머지 3억 원을 여동생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평소 남동생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유언장에 언급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속순위에 따르면 형제자매는 3순위에 해당하지만 자녀와 배우자, 부모까지 없는 A씨의 경우 형제자매가 1순위 상속인이 된다. 따라서 상속에서 제외된 남동생은 자기 법정상속지분의 1/3에 해당하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통상 유류분이란 일정한 상속인을 위하여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부분으로 피상속인의 사망 후에 있어서의 상속인의 생활을 보장하고 또 상속인간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유류분과 관련하여 민법은 △모든 상속순위자에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제3순위의 재산상속인, 즉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 이르기까지만 인정된다(민법 제1000조~제1003조 참조), △유류분권리는 피상속인의 증여 및 그 유증으로 인하여 그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때에는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1115조 1항 참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알아둘 점은 상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전증여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간의 제한이 없으나 제3자를 대상으로 한 증여의 경우에는 1년의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형제자매 간 즉, 상속인 간의 사전 증여로 유류분에 대한 부족분이 발생한 경우 피상속인이 증여한지 10년 전 혹은 20년 전이라도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단, 유류분제도가 시행된 1979. 1.1.이후 증여분에 국한돼 적용된다.
홍 변호사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1/3로 유류분 반환범위는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의 순재산과 문제된 증여재산을 합한 재산을 평가하여 그 재산액에 유류분청구권자의 유류분 비율을 곱하여 얻은 유류분액을 기준으로 한다"며 "형제끼리 상속문제로 분쟁의 주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상속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원활한 상속을 위해 상속전문변호사 등의 법률적 조언을 충분히 활용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둘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유류분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에 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같다(민법 제1117조 참조).
따라서 유류분반환 관련 분쟁이 발생한 경우 사안에 대해 인지한 즉시 법률적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 요구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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