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거센 가운데도 미국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은 삼성전자가 2017년 4분기 생활가전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오른 21.0%의 점유율로 시장 선두를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분기 점유율 20%를 초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7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이어갔을 뿐 아니라 2017년 전체로도 전년보다 2.2%포인트 상승한 19.5%의 점유율을 기록해 2년째 시장 1위를 지켰습니다.
미국의 월풀의 청원으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앞둔 세탁기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지난해 4분기 21.5%로 6분기 연속 1위, 연간 점유율 20.1%로 2년 연속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품목별로는 삼성전자 `패밀리허브`와 `플렉스워시`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에 따라 냉장고·세탁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조리기기 전 제품군도 점유율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선두와 격차를 좁혔습니다.
삼성전자 냉장고는 지난해 4분기 23.9%, 연간 22.7%로 각각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고,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인 프렌치도어 냉장고의 경우 작년 4분기 33.7%, 연간 32.7%의 점유율로 9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2017년 연간 기준 미국 가전 시장에서 자국 기업인 월풀은 시장 점유율이 1.2%포인트 하락한 15.4%를 기록하며 점유율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고, 15.7%의 점유율을 유지한 LG전자는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밖에 미국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켄모어가 각각 0.1%포인트, 1.3%포인트 하락한 13.5%와 9.1%로 4위와 5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가전이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현상은 "한국산 제품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한다"는 미국 정부의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미국의 최대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온라인 쇼핑몰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세탁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의 가격은 549.99달러, LG전자는 629.99달러, 월풀은 499.99달러입니다.
1월 중순 기준 629.99달러의 LG전자 세탁기와 같은 사양(프론트 로드 타입, 세탁용량 4.5큐빅피트)을 가진 월풀 세탁기의 소비자가격은 599달러로, 일부 제품군에서는 동급의 한국산 세탁기보다 미국산 세탁기가 오히려 싸게 판매되기도 합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세탁기가 현저히 낮은 가격에 제품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는 월풀의 청원을 받아들여 지난 23일(미 현지시간) 긴급수입제한조치인 세이프가드에 서명했고, 당장 다음달부터 국내 기업들은 이 조치에 영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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