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아파트 화재 "3명 사망" 한파 '참극'

은평구 불광동 화재 피해자 3명 모두 숨져…"소화전 펌프 잠겨있어"
은평구아파트 화재, 소방당국 "동파 우려해 배관 잠근 듯"…내일 합동감식 예정
경찰, 은평구 아파트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

은평구아파트 화재로 당초 1명만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3명이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15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지난 28일 발생한 불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실려갔던 일가족 3명이 모두 사망한 것. 은평구아파트 화재는 이 때문에 또 다른 참극으로 기록됐다.

2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7분께 구모(64)씨 집에서 난 불로 구씨 모친 김모(91)씨가 전날 숨진 데 이어, 이날 새벽 사이에 구씨와 아내 나모(63)씨도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은평구 아파트 화재로 윗층 집 베란다에도 불이 번졌으나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재산 피해는 약 3천만원으로 추산했다.

전날 은평구 아파트 화재 진압에는 펌프차 등 장비 31대와 인력 99명이 투입됐고, 화재 발생 1시간 20여분 만인 오후 8시 28분께 불이 완전히 꺼졌다.

은평구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내 소화전이 얼었는지 소방당국이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해 약 20분간 작업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이는 아파트 중앙 펌프가 잠겨 있었던 탓으로 확인됐다.

은평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아파트 화재와 관련 "지은 지 30년 된 오래된 아파트여서 중앙 펌프실에서 11개동 전체 소화전을 관리하는데, 소화전 배관 스위치가 `수동`에 놓여 있어서 중앙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모든 아파트 배관이 비어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서 "송수관에 펌프차 2대를 연결해 물을 밀어 올리려 시도했으나 배관이 비어있으니 물이 아파트 14층까지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땅 위에 있는 펌프차에서 수관을 5번 연장해 14층까지 끌어올리느라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누군가 동파를 우려해 소화전을 잠갔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명백한 소방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은평경찰서는 이날 해당 아파트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인 뒤, 소방서·한국전력공사 등과 함께 30일 오전 화재 원인에 대한 합동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평구아파트 화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