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안태근 성추행 사건 당시 검사장이 불러 호통쳐"
이정미, 여검사 성추행 폭로에 "수사 통해 안태근 일벌백계해야"
안태근 검사는 누구일까. 정치권도 성추행 사건에 단단히 뿔이 났다.
앞서 전날 서지현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지현 검사는 특히 “안태근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서지현 검사는 또 “안태근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강제로 지방발령을 받았다”며 자신의 법조인로서 삶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파괴됐음을 간접 피력했다.
이에 대해 안태근 검사는 언론을 통해 “오래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안태근 검사는 그러나 “다만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며, 최교일 의원도 “전혀 기억이 없다. 왜 나를 끌어들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하며 안태근 검사와 같은 배를 탔다.
하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안태근 검사의 여검사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약속했다.
문 총장은 30일 출근길에 안태근 검사의 성추행 논란 대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사안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의혹이 국민적 관심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관련 사실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행위가 확인되면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안태근 사태에 대해선 정치권도 발끈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서지현 검사가 법무부 간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후 인사상 불이익까지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의혹의 당사자들이 안태근 검사, 최교일 의원으로 밝혀졌다”라며 “서지현 검사의 결단과 용기에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지현 검사가 지목한 성추행 간부는 안태근…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덮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소 의원은 이어 “서지현 검사 성추행 의혹의 당사자들이 안태근 검사, 최교일 의원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입에서도 여전히 정치보복이라는 말이 나올까”라고 반문하며 “뿌리째 뽑아내야할 최고의 악행이다. 서지현 검사의 결단과 용기에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고 일갈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 사건과 추가 의혹이 제기된 검찰 내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관련자들을)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사법권력의 정점에서조차 범죄가 발생하고 묵인됐으며, 2·3차 가해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여성들이 모든 일상과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성범죄에 노출되고 보호받지 못한 것인지를 짐작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안태근 성추행 사태를 접한 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범죄 피해를 본 여성들이 내부고발을 함으로써 성범죄를 근절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서 검사의 결단과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안태근 전 검사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선 임은정 검사도 입을 열었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당시 검사장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고 호통쳤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
당시 임은정 검사는 서지현 검사의 피해 사실을 알고, 서지현 검사에게 감찰 협조를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은정 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7월 24일 자신이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감찰 제도 개선 건의’ 글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한편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강제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전직 법무부 고위 간부는 안태근 검사, 즉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사법연수원 20기)이다.
안태근 검사는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의 부적절한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면직 처분돼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에 따르면 ‘돈 봉투 만찬’은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이 안태근 검사에게 제안해 이뤄졌다.
안태근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등에 이어 2013년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그 해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5년부터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으로 재직했다.
안태근 검사 이미지 =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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