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이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했다. 불안, 공포, 우울증 등 동물의 기본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이 유전자는 자폐증 연구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희 충남대 생물과학과 교수팀과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장팀은 이탈리아 트렌토대 등과 공동연구로 이런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은 동물의 뇌에서만 단백질을 발현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 `삼돌이`(samdori)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진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단백질 `사이토카인`(cytokine)을 만드는 여러 유전자를 찾던 중 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세 번째로 발견됐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삼돌이 유전자는 사람은 물론이고 쥐나 제브라피쉬(zebrafish·열대어의 일종) 등 척추동물에 존재한다.
연구진은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대표적인 실험동물인 제브라피쉬와 쥐에서 각각 이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했다.
삼돌이 유전자가 뇌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실험동물은 불안과 우울증 증상을 나타냈다.
또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 3만2천명 이상의 유전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삼돌이 유전자의 기능이 자폐증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철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자폐증 관련 유전자를 새로 규명했다"며 "앞으로 감정조절과 관련된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분자진단 및 신약개발의 새로운 타깃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6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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