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일대는 압구정이나 신사 등 다른 강남 상권과는 달리 빈 점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이 지역 건물주들이 임차인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형태의 임대차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 이남 지역 주요 상권들은 최근 침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높은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강남역 일대 상권만큼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남대로 중대형상가 건물의 순영업소득은 1제곱미터당 13만9천 원으로 1년 새 31% 급증했습니다.
인근의 압구정 상가 건물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 연구원
“다른 상권들은 업종별 특성에 따라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강남역은 젊은 수요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모든 업종들을 다 총괄할 수 있는 거대상권으로서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고요"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서라도 브랜드를 널리 알리려는 기업들의 욕구와 건물가치를 높이려는 건물주들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점도 성공 비결로 꼽힙니다.
[인터뷰] 오동협 원빌딩 부동산중개 대표이사
“어차피 건물의 얼굴은 저층부분이거든요. 1층·2층·3층에 어떤 임차인이 들어가냐에 따라 건물의 가치가 아주 많이 상승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건물주같은 경우는 수익이 좀 낮더라도 임대료를 적게 받더라도 건물이 살 수 있는 그런 임차업종이 더 좋죠.”
이렇다보니 건물주들은 1, 2층을 함께 사용하는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대폭 할인해 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임차인인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 간판을 크게 달기 위해서라도 여러 층을 함께 임대하는 게 유리합니다.
매월 정해진 금액의 임대료를 받는 게 아니라 매출액에 비례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도 눈에 띱니다.
유난히 공실이 많은 건물 고층부의 경우는 일정기간 동안 월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임차인들의 상황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임대차 조건들이 상권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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