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4마리를 죽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나 범인을 잡지 못했다.
8일 경북 김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10시 김천 시내 모 아파트 내 공터에서 새끼 길고양이 1마리가 잔인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어 12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새끼 길고양이 2마리가 같은 형태로 숨졌고, 1마리는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숨졌다.
길고양이 4마리는 어미 고양이와 함께 부근에서 지내오다가 누군가에 의해 1주일 간격으로 모두 훼손됐다.
현장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박모씨는 "수의사와 경찰이 `사람 소행이 분명하다. 그라인더(연삭기) 같은 공구를 사용한 것 같다`며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3마리는 뼈가 드러나는 등 잔혹하게 훼손돼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박씨는 국민신문고에 범인을 잡아달라고 신고했지만 김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동물 학대에 수사권한이 없다. 읍면동에 동물 학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살아남은 어미는 박씨가 키우고 있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북부파출소 관계자는 "죽은 고양이 옆에 종이박스가 있었고 거기에 테이프로 붙인 A4 용지에는 많은 글씨가 적혀 있었으나 고양이를 살펴보느라 내용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며 "고양이 몸체가 납작하게 짓눌리고 찢어지는 등 잔인하게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조사를 한 수사 관계자도 "고양이 목 등에 심한 상처가 있어 사람이 고양이를 훼손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최초 신고자가 112에 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으나 거리가 멀어 고양이 훼손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어 현장 주변에 `고양이 훼손사건 목격자를 찾는다`는 안내문을 부착했으나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 소행으로 보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지만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범행수법으로 미뤄 동일범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두 번째 발생한 3마리 훼손 건은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동물 학대 사건이라서 경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보자만 기다리는 소극적인 수사에 그쳐 50여 일째 답보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수사 관계자는 "아파트 내 통행량이 적은 뒤편 공터에서 사건이 발생해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며 "수사에 단서가 될 작은 사안이라도 제보하면 수사에 활기를 띨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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