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8일 북한 예술단이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펼친 가운데, 관객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예총 회장인 이재한 씨는 예술단이 연주한 우리 노래 `어제 내린 비`가 인상적이었다며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는 한 민족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공연의 열기가 휴전선에도 전달돼 철조망이 봄 눈 녹듯 녹아 남북이 하나 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열기가 대단했다"며 "`J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최진사댁 셋째 딸` 등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열심히 준비한 표시가 났다"고 호평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아직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예술단이 남측 가요를 연주하는 등 관객들에게 다가서려고 했지만, 오랜 분단에서 오는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공연 기획 일을 한다는 이진성(60) 씨는 "우리한테는 아직 정서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 창법이 달랐다"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연주도 조금 어색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예술단의 이번 방남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처음이다.
16년 만에 열린 이번 공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보여주듯, 관객들은 추운 날씨에도 공연을 5∼6시간 앞둔 점심 직후부터 강릉아트센터에 모여들기 시작해 긴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국내 언론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언론의 취재진도 운집해 이번 공연에 대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반영했다.
강릉아트센터로 들어오는 도로에 있는 육교 밑에는 보수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모여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 반대집회를 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온 이들은 `평양올림픽 아웃`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A4 용지 크기의 작은 인공기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몸싸움을 벌인 일부 참가자는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강릉아트센터 주변과 인근 도로에 수백 명의 경력을 배치했고 강릉아트센터 앞 주차장에는 게이트를 설치해 공연 티켓을 가진 사람만 들여보내는 등 삼엄하게 통제했다.
경찰이 설치한 게이트 앞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수십 명이 한반도기를 흔들고 `우리는 하나다` 등 구호를 외치며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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