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눈길, 15년 만에 강릉 이어 국립극장 공연
서현의 등장은 ‘신의 한수’였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소녀시대 서현과 북한 가수들이 피날레 무대에서 함께 부른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서현은 이 때문에 공연 직후, 주요 포털 실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짧은 하얀색 원피스와 하이힐을 착용하고 등장한 서현은 롱 드레스를 입은 북한 여성 중창단과 멋진 화음을 이뤄내며 공연의 마지막에 `통일`을 노래했다.
이후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서현과 예술단원들은 포옹했고, 북한의 젊은 악단장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서현이 이날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서현은 깜짝 카드였던 셈. 서현이 화합의 무대의 주인공으로 선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에서 객석의 환성이 다시 터지고, 이후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출신인 ‘서현’이 무대로 등장한 것은 그만큼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서현은 이날 노래를 함께 부르며 북한 단원과 마주 보거나 손을 잡았다. 노래가 끝나고 객석의 기립 박수가 이어지는 동안 서현과 단원들은 포옹을 나눴다.
서현이 등장한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강릉에서와 거의 비슷했다. 이선희의 `J에게`,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왁스의 `여정` 등 한국 가요와 로시니의 `빌헬름텔 서곡`,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같은 클래식, `반갑습니다`를 비롯한 북한 가요가 메들리 형태로 이어졌다.
누가 뭐래도 공연의 또 다른 백미는 서현과 북한 여성 중창단 무대에 앞서 등장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의 노래였다.
현 단장은 "저는 이번에 두 번이나 분단의 선을 넘어 여기 남쪽으로 왔다. 그 과정에서 너무도 지척인 평양과 서울의 거리와 달리 서로가 너무도 먼 것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강릉에서 목감기가 걸려 상태가 안 좋지만 그래도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다른 가수들보다 조금 더 크게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은 뒤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고, 여성 중창단원들이 여기에 합세했다.
공연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북측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측 대표단을 포함해 박원순 서울시장, 조양호 한진해운 회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등 각계 인사가 관람했다.
객석을 채운 관객 1천500여 명은 예술단의 공연에 호응하며 1시간 40분에 걸친 공연을 만끽했다.
공연이 끝난 뒤 북한 공연단은 5분 넘게 무대에 머물렀다. 단원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퇴장할 때 여러 차례 객석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등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릉과 서울에서 열정적 공연을 선보인 북한 공연단은 12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간다.
서현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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