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넥스기업 오스테오닉과 엔지켐생명과학이 다음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합니다.
이들 기업의 경우 이전 상장을 위한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논란이 일면서 당초 희망 공모가밴드가 재수정됐는데요, 현실을 도외시한 금융당국의 획일적인 감독이 결국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당초 지난 1월말 코스닥 이전 상장이 예정됐던 제약바이오업체 엔지켐생명과학.
갑작스런 금융감독원의 권고로 이전 상장을 위한 희망 공모가밴드가 재조정되면서 일정이 한달 미뤄졌습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애초 제시한 희망 공모가밴드는 2만7천원에서 3만7천원 사이.
그러나 금감원은 현행 규정을 근거로 상장사인 코넥스 기업의 경우 일반공모 유상증자 등을 할 경우 청약 전 3~5거래일 가중산술평균주가의 30% 이내에서 할인율을 정해 발행가를 확정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코스닥 이전 소식 등이 알려지면서 8만원 초반대까지 급등한 상황.
이에 따라 엔지켐생명과학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4만5천원에서 7만원으로, 당초 보다 2배 가까이 높게 재수정됐습니다.
오스테오닉 역시도 금감원의 권고를 통해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을 6,800원에서 7,5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기업가치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감독당국의 규정에 따라 공모가가 고무줄처럼 늘어난 꼴이 된 것.
문제는 금감원의 코스닥 이전상장 공모가 산정 규정이 코넥스 시장의 현실을 전혀 반영치 못했다는 겁니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이나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상장시 대규모 주식발행(공모) 등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하루에 한 주도 거래되지 않는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IPO업계 관계자
"(코넥스라는게 가격 기능이 제대로 된 시장이 볼 수 없는 것 아니냐?) 맞다. 그런 부분에 고민이 생기는 거다. 코넥스기업들이 이전상장 할 때 수요예측을 거치라는 것인데, 그 시스템에서 오는 규정상의 충돌이다. (투자자들이 안고 가야하는 문제 아닌가) 맞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주관사가 합리적으로 결정했는데, 금감원이 그 가격을 높이라고 한 것이라며 시장 전체의 투자자 보호 문제는 뒷전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규정을 악용해 상장 직전 공모가를 올리기 위한 가격 조종 행위가 일어날 수 있고, 이렇게 부풀려진 공모가는 상장 당일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넥스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청구서 제출시 거래를 정지시키거나,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의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등의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21일과 22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엔지켐생명과학과 오스테오닉의 공모가는 각각 5만6천원과 7,700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상장 당일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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