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의 여파로 도내 대다수 게스트하우스가 예약 급감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의 P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건 발생 이후 6건의 예약이 취소됐고,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비해 예약 문의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구좌읍의 또 다른 B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 커뮤니티에서는 사건 발생으로 입은 영업상 손해를 성토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른바 남녀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형식의 `파티` 전문 게스트하우스의 영업 타격이 크다고도 했다.
조천읍 함덕리와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여성 예약자들 모두가 예약을 취소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반면에 구좌읍의 여성 전용 A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예약 취소는 한 건도 없었고, 연휴의 경우 전 객실이 만실"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림읍의 여성 전용 I게스트하우스와 조천읍의 여성 전용 K게스트하우스는 최근 예약이 급증하기까지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게스트하우스 이용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낸 여성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게하에서 남자 직원이 우리 방에 무단으로 문 열고 들어온 거 생각난다"며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불쾌했던 경험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은 "국내여행 가보고 싶은데 살인사건 땜에 다 때려침"이라고 여행 계획 취소 사실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게스트하우스 진짜. 여자는 혼자도 여행 못다니겠다. 나도 혼자 게하에 묵은 적 있는데 운이 좋아서 살았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3일 여성 관광객 살해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정민(32)을 공개 수배하고, 사진이 실린 수배 전단을 전국에 배포했다.
한씨가 범행 무대가 된 게스트하우스는 늦은 밤 투숙객 1인당 1∼2만원의 추가요금을 받고, 술과 안주 등을 제공해 남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주선하는 이른바 `파티` 게스트하우스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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