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 성전환자 의학 및 수술 센터 연구팀은 약물요법 등으로 성전환한 여성이 6주 동안 모유만으로 영양을 공급할 수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젖이 생산됐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올해 30세인 익명의 이 미국인(편의상 A씨로 지칭)은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으로 성전환했고, 여성인 파트너와 살고 있다.
A씨는 고환적출수술이나 가슴보형수술 등 여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은 받지 않고 2011년부터 여성호르몬 투여 등의 성전환 치료만 받아왔다.
파트너 여성은 임신 5개월이 됐을 때 자신은 수유를 원하지 않는다며 A씨가 직접 모유를 수유할 길을 찾아보라고 권했다.
마운트시나이센터 의료진은 A씨에게 젖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과 에스트라디올(난소호르몬의 일종) 등을 투여했다.
또 펌프로 가슴을 자극하는 수유 처방도 하고, 젖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인 돔페리돈을 캐나다로 가서 구입, 복용토록 했다.
돔페리돈은 구역질과 구토를 완화하는 위장관운동촉진제이며 모유 분비 촉진 효과가 있다. 한국, 캐나다,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판매 중이지만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부정맥과 심근경색에 의한 돌연사 위험 때문에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 치료 한 달 뒤 A씨는 젖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파트너가 아기를 출산하기 2주 전인 치료 3개월 뒤엔 젖 생산량이 하루 8온스(약 227g)로 늘어났다.
아기가 태어난 후 6주 동안 모유만 먹이다가 이후부터는 조제분유와 병행해 수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생후 6개월째인 현재까지 아기 성장과 수유 및 배변습관 등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또 A씨의 호르몬 상태는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젖이 분비되지 않는 일반 여성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고환을 보유한 A씨의 몸에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스피로놀락톤을 복용 중이다. 고혈압과 부종 치료 이뇨제인 이 성분은 인간 모유에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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