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해드린 대로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작 수출기업들은 가슴만 치고 있습니다.
정부와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만들지도 못하고 답답한 상황을 토로하지도 못하기 때문인데요.
재계는 반도체와 자동차같은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에 대한 압박까지 현실화 될까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배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에 최대 53%의 관세를 매기는 '철강 수입 안보영향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자 국내 철강 업계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실제로 국내 철강사들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철강재는 전체 철강재 수출량의 11.2%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통상규제는 사실상 미국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광풍이 우리나라의 다른 주요 산업에까지 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만큼 그 파장을 예단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재계 관계자
"더 번질수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세탁기 설마 하겠냐. 했더니 설마 했고요. 철강, 작년에 한참 논의가 되더니 결국은 들어갔고.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것들, 미국의 일자리 러스트벨트하고 연결고리가 되는 것들은 다 하나씩 가시화 됐잖아요."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규제가 개별 기업들이 손 쓸 수 없을 만큼 상식과 도를 넘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재계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
"합리적 기준을 따지기 보다는 자국의 이익이 되는 거를 계속해서 만들어서 공세를 펴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설득하는 건 당연히 해야겠지만 우리도 싸움을 한다는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미국이 걸어오는 싸움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이길 것인가 하는 적극적인 해결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타들어가는 속내를 마음껏 표현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의 현실을 외면한 각종 정책이 추진되고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본의 아니게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풀어도 쉽지 않은 통상갈등.
재계는 안팎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벙어리 냉가슴'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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