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 무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경총은 오늘(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박상희 대구 경총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대기업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경총은 박병원 현 회장이 연임을 고사함에 따라, 최근 박상희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박상희 내정자는 첫 중소기업인 출신 경총 회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박병원 현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이 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지명하는 권한을 통해 사실상 차기 회장 추대 결정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박병원 회장이 지명한 전형위원은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김영태 SK 부회장,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조용이 경기 경총 회장 등이다.
박상희 내정자는 총회 과정에서 "전형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대기업 관계자이고, 중소기업 출신은 1명뿐이어서 균형이 맞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고성을 지르며 공개적인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경총 회장단 모임에서 박상희 회장을 추대하던 과정에서 제 3의 인물이 거론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경총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박 내정자 추대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우리 경제 구조가 사실 대기업 중심이고, 경총 역시 대기업들의 현안을 대변해야 하는 곳"이라며 "박상희 회장의 내정 자체가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총은 이르면 이달 안에 회장 전형위원회를 다시 열어 차기 회장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선임이 무산된 박상희 회장 역시 후보군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선임이 무산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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