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할만네, 음력 2월 바람이 신격화된 풍신(風神)
- 향토문화 전문가의 고증과 확보된 영상자료, 실제 가정 인터뷰 진행
울주문화원에서 울주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신앙을 대표 향토문화자원으로 선정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해 화제다.
이는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김태웅)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추진하고 있는 `지방문화원 원천콘텐츠 발굴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향토문화자원들을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창작소재로 적극 활용케 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재조명한 전통신앙은 `영등할만네`라고 불리는 풍신(風神)인데, 매년 2월 초에 지상으로 내려온다고 해서 이월할머니라고도 불리며 통상 영등할머니라 불려진다. 이 신은 한 해 동안 농사를 잘 되게 도와주며 집안 식구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모든 일이 만사형통하게 해 준단다.
영등할만네는 각 가정에서 전통적으로 모셔왔던 세존·성주·삼신·조왕 등의 가신(家臣)들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신하면 가정에 상주하는 신령을 가리키는 데 반해 영등할만네는 일정기간 지상에 체류하다가 다시 하늘로 되돌아가는 신령이다.
영등할만네는 가정의 평안과 풍년이 들도록 돌보아 주는 고마운 신령이지만 그 성품은 무척이나 까다롭고 변덕이 심하며, 유치한 심술과 쉬게 토라지는 기질이라고 한다. 이는 음력 2월에 부는 바람에 내제된 불규칙성을 할머니의 성품에서 종종 나타나는 변덕과 동일시하여 의인화(擬人化)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영등할만네 신앙을 엄중하게 지키도록 했다.
현재 울주 지역은 1970·80년대로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영등할만네를 모시는 가정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울주문화원에서는 영등할만네를 계승하고 보존해야 할 전통문화로 인식, 제사 과정과 지역 할머니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기록·정리화 하는 작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울주문화원 관계자는 "기록 자료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실제로 영등할만네를 모시는 가정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관련 자료의 수집, 현장조사, 영상 및 사진촬영 등을 통해 영등할만네 실연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고 말하고 "원천콘텐츠발굴지원 사업이 활성화되어서 소중한 향토문화자원들이 잘 보존되고 계승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고정호 기자
jhkoh@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