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소녀상 무산, 비난여론 '최고조'

입력 2018-03-02 10:09  

`홍대 앞 소녀상` 학교·학생 반대로 설치 무산
홍대 소녀상 무산, 추진위 "학교·주민 협의해 설치 장소 최종 결정"



홍대 소녀상 무산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 홍익대 정문 앞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을 두고 찬반 입장이 엇갈리며 설치가 무산됐는데 이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1일 홍익대 정문 앞에서 제막 행사를 열고 `마포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학교 측과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사실상 무산됐다.

소녀상 건립에 앞장서 온 마포구의회 이봉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 제막식을 하려 했으나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 13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학생, 주민 등과 협의해 최종 설치 장소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홍대 소녀상 무산은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다. 홍익대 측은 학교 앞 부지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소녀상 설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 이에 따라 소녀상 설치를 무산시키기 위해 전날부터 홍대 관계자 20여명을 정문 인근에 배치하고 소녀상을 실은 트럭을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대 소녀상 무산에는 학생들도 학교 측과 한 배를 탔다. 홍대 학생들도 이날 소녀상 제막식에 앞두고 설치를 무산시키기 위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소녀상 설치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학생들이 직접 위치를 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오는 3일까지 학생들을 상대로 정문 앞, 교내,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마포구의회 앞 등 소녀상 설치 위치를 결정해달라는 내용의 설문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녀상이 설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대 소녀상 추진위는 지난해 1월 구 주민과 학생들의 기금을 받아 서울 상암동 일본군 장교 관사 유적지에 소녀상을 세우려 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이들은 이후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마포구청 앞 등을 소녀상 설치 장소로 검토했고, 최종 후보지로 홍대 정문 앞 국유지를 정했다. 홍대 정문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까닭에 그만큼 소녀상 의미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였던 셈.

그러나 홍대 측은 소녀상 설치가 사전 협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캠퍼스는 국제적 공공성을 갖는 공간이라는 점, 시위로 인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거나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설치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 소녀상 무산을 위한 여러 이유를 학교 측이 제기한 셈.

홍대 소녀상 무산 사태와 관련 누리꾼들은 “홍대 앞은 일본 거리인가요?” “홍대 상인들 어디 장사 잘 되나 봅시다” “홍대가 실망을 주는 군요. 왜 홍대가 반대하는 지 아해를 못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역사의 사실을 가르키는 것은 학교의 설립목적 입니다. 안타깝네요. 학교부지도 아니고 공용부지임에도 말입니다.” 등의 비판적 의견글을 개진 중이다.

홍대 소녀상 무산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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