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범행' 전모

입력 2018-03-02 12:48  

가수 정용화, 입영 연기하려 대학원 부정입학..기소의견 송치
`개별 면접` 없었던 것으로 확인..면접 안 보고도 평가점수 1위



정용화는 결국 군입대를 미루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수 정용화(29) 씨의 경희대 대학원 입시 부정은 군대 입영을 미루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것. 특히 정용화 측은 그간 교수를 만나 개별 면접을 봤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정용화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경희대 이 모 교수와 정용화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하고 경희대와 교육부에 수사 결과를 공문으로 통지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정용화 씨와 함께 부정 입학한 혐의를 받는 가수 조규만(49) 씨, 사업가 김 모(53) 씨, 입시 브로커 역할을 한 경희대 대외협력처 부처장과 정씨의 매니저도 업무방해 혐의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용화 씨와 김씨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일반대학원 예술 관련 학과의 박사과정, 조씨는 같은 학과 석사과정 2017학년도 수시전형에서 면접에 불참하고도 점수를 받아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학과장이자 면접심사위원장이었던 이 교수는 `면접 고사에 결시하는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는 평가 원칙을 무시하고 정용화 씨 등에게 면접 점수를 주고 다른 면접위원들에게도 점수를 주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미리 응시생들의 석차를 정해 작성해 둔 면접 평가표를 면접위원을 맡은 다른 교수들에게 전달했고, 면접위원들은 교수의 재임용·승진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학과장인 이 교수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정용화 씨와 김씨는 총 300점 만점에 270∼280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각각 1·2위로 합격했다.

경찰은 경희대 대외협력부처장이 정용화 씨의 매니저와 조씨로부터 입시 청탁을 받았고, 이를 이 교수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가 김씨는 직접 친분이 있던 이 교수에게 입학을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용화 씨는 수사 과정에서 이 교수와 개별 면접을 봤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실제로는 개별 면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경찰은 또 정용화 씨가 입대를 한 달 앞둔 2016년 8월 26일 `박사과정 진학`을 이유로 입영을 미룬 직후에 경희대 대학원에 지원한 것에 비춰볼 때 입영 연기를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화 씨는 경찰에서 "가수로서 음악 관련 학위를 취득하려고 박사과정에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 교수나 경희대 측이 정용화 씨를 합격시켜주는 대가로 금품 등을 받은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경찰에서 정용화 등 유명 연예인을 입학시키면 학교 홍보와 발전에 보탬이 될 것 같아서 도움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화를 입학시켜야 학교 위상이 높아진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친 셈이다.

정용화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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