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 소방차 진입 어려우면 재건축 가능성↑

입력 2018-03-0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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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부 아파트단지들이 강화된 기준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예고 종료 사흘 만에 신속히 시행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다만, 아파트의 주차공간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재건축 가능성을 다소 높여주는 보완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높이는 내용으로 개정된 새로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5일 시행한다고 4일 발표했다.

2일 행정예고가 끝나자마자 접수된 의견 검토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의 항목별 가중치를 구조안전성은 20%에서 50%로 올리는 대신 주거환경은 40%에서 15%로 내리는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결과 100점 만점에 30점 이하이면 `재건축`, 30~55점은 `조건부 재건축`, 55점 초과는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판정이 내려진다.

지금까지는 구조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지만 주차난 등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단지는 재건축을 할 수 있었는데, 새 기준이 시행되면 재건축이 붕괴 위험이 있을 정도로 낡은 아파트에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주차장이 매우 협소하거나 화재시 소방차가 단지 내로 들어와 진화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단지의 경우에는 주거환경 항목 점수가 기존보다 낮아지도록 세부 항목의 가중치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거환경 항목은 세부적으로 9개로 구성되는데, 이 중 `세대당 주차대수`와 `소방활동의 용이성`을 합한 점수 비중을 현행 37.5%에서 50%까지 올릴 예정이다.

`세대당 주차대수`의 경우 최하 등급을 받는 기준을 `현행 규정의 40% 미만`에서 현행 규정의 60% 미만`으로 완화한다.

국토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다른 항목 평가와 상관없이 주거환경 평가에서 `과락` 수준인 E 등급을 받으면 구조안전성 등 다른 평가 없이 바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조안전성 평가에서 점수가 많이 나와도 주거환경 점수가 매우 낮아져 전체적으로 재건축 가능 판정을 받게 되는 단지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같은 주거환경의 세부항목 조정을 통해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단지가 어느 정도나 나올 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기준 세부지침`과 매뉴얼 등을 개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적용받을 수 있는 단지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전히 안전진단 점수의 절반이 구조안전성 평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 대해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결과, 이중 주차 등으로 인한 소방활동의 어려움, 주차장 부족에 따른 생활불편 등에 의견이 집중돼 주거환경 내부 조항을 개정키로 했다"며 "새 기준 시행일 유예 의견도 많았으나 제도개선이 안전진단의 본래 기능 회복을 위한 조치인 만큼 추가 유예 없이 예정대로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황희(양천갑) 의원은 "재건축 사업의 취지는 입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인데 최근 규제 방향이 구조안전성 등 물리적 개념에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며 "구조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들은 반발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들의 연합체인 양천발전연대는 "국토부는 국민 의견을 일절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결정했다"며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거나 스프링클러 없는 아파트는 건물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만큼 안전진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민관정 합동 공청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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