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나홀로족'을 위한 주거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바닥 수준입니다.
혼자 산다는 이유로 대출 한도는 줄어들고 청약에 당첨되기도 사실상 불가능해 내 집 마련은 꿈도 못꾸는 실정입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년 전부터 혼자 살기 시작한 직장인 A 씨.
매월 적지 않은 월세를 내서 부담이 큰데, 그렇다고 내 집 마련은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A 씨 / 서울 마포구
"월급의 50%까지는 아니더라도 45% 정도가 월세로…차라리 집을 구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알아보기는 했는데 소득으로는 사기가 어려우니까…"
A 씨 같은 1인 가구는 앞으로 내 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최근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디딤돌대출' 한도가 1인 가구만 깎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만 30세 이상 단독세대주가 빌릴 수 있는 한도가 2억원이었는데, 앞으로는 1억5천만원으로 줄어듭니다.
대상 주택가격도 5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고, 면적도 60㎡ 이하로 바뀝니다.
서울에서 3억원 정도의 옛 18평짜리 아파트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쏟아집니다.
이미 분양을 받아 거래를 마친 1인 가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목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규정 /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세대원수가 적다고 해서 필요한 주택의 규모나 주거지역이 달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하게 주거 편의성이나 투자적인 부분에서 주택을 찾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1인 가구는 각종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대출은 고사하고 청약시장에 진입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85㎡ 이하 아파트는 100% 가점제가 적용되는데,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1인 가구가 당첨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1인 가구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수혜 대상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1인 가구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지만 모든 주거 지원에서 소외되면서 정부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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