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시절 경찰이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달며 `공작`을 벌인 정황이 자체 진상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하면서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TF(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를 자체 확인하던 중 이런 정황을 포착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총경급 이하 관련자 32명을 상대로 한 진상조사 과정에서 2011년 본청 보안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정책 지지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었다는 한 경찰관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이는 기록으로 남은 공식 진술이 아니며, 해당 경찰관은 이후 조사를 받으면서는 댓글 게시작업을 "공식적 업무활동"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식 수사를 통해 `댓글 공작`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울러 `블랙펜`과 관련해 2010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A경정으로부터 사이버사 `블랙펜` 관련 자료가 담긴 USB를 입수했다.
A경정은 2010년 12월 경찰청 주관 워크숍에서 사이버사 직원에게 `블랙펜` 자료가 담긴 서류봉투를 전달받았고, 이후 2012년 10월까지 개인 이메일로 댓글 게시자의 아이디와 닉네임, 인터넷 주소(URL) 등 1천646개가 정리된 214개 파일을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후 경찰이 진행한 내사 1건과 통신조회 26건이 사이버사 `블랙펜` 자료와 일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A경정은 2015년에도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을 맡으면서 40여명의 댓글 자료를 직원들에게 제공해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치안감 이상급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단 구성을 이르면 이날 중 마치고 즉각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별수사단은 의혹이 제기된 기간 관련 업무에 종사한 적이 없고 수사 경력이 있는 이들로 구성한다.
특별수사단은 2011∼2012년 경찰청 차원에서 정부 정책 등을 옹호하는 댓글 공작이 있었는지, `블랙펜` 관련 사이버사 자료를 넘겨받아 내사와 수사 등에 위법하게 활용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두 갈래로 수사할 계획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누구라도 조사해야 한다"며 "추후 이런 의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불가역적 제도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댓글 공작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