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축제인 2017년 지스타 행사 때 열린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승부 조작이 벌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관련 대회의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관련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 등)로 A(26) 씨를 구속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게이머 B(2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불법 스포츠토토에 베팅한 A 씨 일당 7명을 포함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도박한 인원 등 모두 116명을 도박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A 씨는 B 씨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해 지난해 11월 1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7 지스타 스타크래프트 대회 8강 경기에서 B 씨가 고의로 2대 0으로 패배하게 했다.
B 씨는 승부조작의 대가로 A 씨로부터 450만원을 받았다.
당시 이 경기를 앞두고 A 씨 일당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 2개를 만들었고 모두 1천만원을 베팅했다. B 씨도 베팅했다.
A 씨 일당은 승부조작으로 1천500만원을 챙겼다.
A 씨와 B 씨는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서로 알게 됐고 A 씨가 먼저 B 씨에게 접근해 승부조작을 제안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월에 개막해 이달 27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ASL5`에서도 승부조작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ASL5 예선에서 4승을 거뒀으나 최근 본선에서 탈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승부조작 공모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다른 프로게이머와의 접촉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은 경찰이 중국에 서버를 둔 500억원대 인터넷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명단을 분석하다 A 씨와 B 씨가 승부조작 관련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은 게 확인돼 드러나게 됐다.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동네 선후배 사이인 조직폭력배 등과 공모해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의 고급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PC 4대∼12대를 두고 100억원대의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장을 운
영해 5억원을 챙겼다.
A 씨는 도박장 관리를 위해 월 400만원을 주고 직원 4명을 고용했다.
경찰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관련자 3명을 쫓고 있으며 A 씨 일당의 여죄를 캐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