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파업' 고의로 막았나…産銀 "계약해지 권리일뿐"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을 협의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 달리 `파업 금지` 조항은 매각 조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산업은행은 20일 밤 해명자료를 통해 투자유치에 대한 `선행 조건`의 의미는 "노조의 파업을 금지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 선행 조건으로 정부 승인과 상표권 계약기간 갱신을 비롯해 거래 종결일 기준 이번 계약에 반대하는 파업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선행 조건 가운데 `파업 미존재`의 의미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투자 유치에 반대해 파업하는 경우, 중국 더블스타측이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산업은행은 이러한 선행 조건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등 노동3권을 제한한다거나, 이를 두고 사전에 금호타이어 노조와 협의를 해야하는 사항도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금호타이어에 6,463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매각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을 일관되게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매각 선행 조건에 무분규 조항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에 대한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9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과 함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 조삼수 노조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양측의 면담은 이날 예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 25분 가량 이어졌으나 해외매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이 회장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 밖에 없다", "더블스타 매각 조건에 무쟁의를 포함한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등의 7가지 주요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부터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까지 이어지는 상경 집회를 가졌습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광주 현장 면담과 해명에도 예정된 총파업 등 결의대회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한편 산업은행은 채권단이 노조에 대한 무분규를 요청한 것은 `계약상 선행조건`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산업은행은 또 중국 더블스타가 신주인수를 통해 투자하더라도 최대주주만 달라질 뿐 `금호타이어` 법인이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과 노조 조직은 그 효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이달 30일까지 자구계획과 함께 이번 매각 방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자율협약절차를 중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