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AI)에 이어 블록체인 사업까지 뛰어든 게임업계가 자칫하면 '질병'을 수출한다는 오명을 쓰게됐습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당장 올해 5월에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 과몰입 현상을 질병코드로 분류하겠다고 나선 건데요.
벌써부터 게임업계는 질병 이미지에 따른 전문인력 유출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 국제질병분류(ICD)는 전세계 의사들의 질병 진단 기준입니다.
올해 5월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WHO의 계획대로 '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된다면 장시간 게임을 하는 행위 자체가 치료해야할 대상이 되는 겁니다.
통계청의 분류 기준에 따라 한국 적용은 2024년까지 미뤄지지만, 질병 등재는 복지부와 국회 등 여러 규제기관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국회에서의 규제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식과 정신질환 일환, 중독으로 취급하면서 진행됐던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로서는 질병이란 이미지를 얻는 것만으로도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게임업계 관계자
"인식이 질병으로 되다보니,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 게임 전반뿐 아니라 게임 개발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생긴다.
게임사 수장이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으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 연구에 투자하는 업계로서는 당장 우수한 인재가 떠날 거라고 우려합니다.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체들이 각자 신기술 R&D센터를 세우고 전문 인재를 수백명가량 영입하고 있는 상황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
"주변 시선이 '쟤네 아빠는 되게 이상한 데서 일하는 사람'이고, '애를 키우면서 저런데서 일하지' 이런 시선이 생기기 시작한다. 실제로 왜 우리가 이런 대접을 받냐 힘들다고 토로한다."
현재 국내 콘텐츠 수출 가운데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습니다. 대중 문화인 영화수출과 비교해도 80배 가까이 벌어들였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미국게임산업협회 등 해외 단체와 공동대응하는 동시에 게임 질병 분류가 타당하지 않다는 연구용역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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