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가 마무리되면서 주식, 원자재 등 금융시장의 성적표가 일제히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초 가뿐하게 출발했던 세계증시는 경기둔화와 무역전쟁 우려 확산에 따라 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올해 1분기를 끝냈다.
특히 지난해 최고의 호조를 보였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올해 1분기 가격이 70% 가까이 떨어지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9분기 동안 이어진 랠리에 마침표를 찍는 등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꺾이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우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1분기 각각 2.5%와 1.2% 하락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이들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지면서 2월부터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증시와 반대로 움직여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8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뉴욕증시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2.3% 상승했지만, 페이스북 정보유출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마존 공격 여파가 지속하면서 2분기 전망이 밝지 않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는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600지수가 각각 7.1%, 4.7%로 폭락하며 저조한 성적을 냈다.
특히 영국 FTSE100 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올해 1분기 각각 7%, 6% 내리며 유럽 증시 하락세를 이끌었다.
원자재 가격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기준으로 세계 원유 가격은 올해 1분기 7.4% 상승하면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7.4% 하락했다.
금은 1.5% 오르며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은 가격은 4.8% 내리며 분기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최근 금 선물가격이 은의 82배까지 치솟으면서 경기둔화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과 은의 가격 차이가 80배를 넘은 것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6년 중국 수요 위축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에 이어 세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가 몰리고, 산업용 원자재인 은의 수요가 약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최고의 시련을 겪은 시장은 바로 가상화폐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특히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가격이 지난해 12월 최고치 대비 70% 가까이 떨어지며 시장의 무자비함을 몸소 경험했다.
가상화폐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초 1만4천 달러로 장을 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월 6일 5천947달러까지 폭락하며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 기록한 최고가 1만9천511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가 폭락세를 겪으면서 올해 1분기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 규모도 6천180억 달러에서 3천억 달러로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카르다노의 시총이 77.7% 급감하며 최대 감소폭을 나타낸 가운데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을 낸 것도 24.9% 감소한 네오였다. 시총이 늘어난 가상화폐는 올해 1분기 하나도 없었다.
마켓워치는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최고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데 이는 올해 1분기 증시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며 "이 기간 투자자들은 현기증 나는 최고 성과부터 극적인 붕괴까지 모두 경험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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