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TX조선이 또 다시 법정관리를 통한 파산 수순을 밟느냐 회생으로 가닥을 잡느냐의 기로에서 채권단과 노조간 막바지 협의가 진행중입니다. 또 한 번의 법정관리는 사실상 ‘공중분해’라는 인식 속에 노조와 채권단간 극적 타결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 취재기자 연결해서 살펴봅니다. 김정필 기자.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 데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오전만 해도 STX조선은 노조가 비대위·조합원 설명회를 통해 채권단이 요구하는 규모의 인력 감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무게의 추가 기우는 양상이었습니다.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감축 등 자구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조 확약서 제출 시한이 오늘 자정까지인 만큼 입장 고수는 사실상 법정관리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노조 측은 지난 수년간 임금 삭감, 고통분담을 해 온 만큼 고용이 보장돼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채권단 역시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어 평행선만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창구라고 할 수 있는 산업은행 구조조정 담당 부행장과 노조와의 최종 협의가 오후에 개시돼 진행중인 만큼 막판 극적인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역경제와 협력사 도산 우려 등을 근간으로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노조가 맞서고 있지만 법정관리로 갈 경우 STX조선은 공중분해 될 수 밖에 없어 노조 또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정까지 노조 동의를 담은 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채권단의 STX조선에 대한 채무는 동결되고 STX조선 사측은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 돌입, 이후 정리해고 수순을 밟게 됩니다.
컨설팅 결과 존속보다 청산가치가 높고 법원 역시 법정관리에 따른 채권단 지원 중단, RG발급 정지. 기존 프로젝트 중단 등을 감안하면 곧바로 청산·파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고용보장이 노조의 선결 요구지만 법정관리가 되면 그나마 현재 1400여명 정도의 생산·사무직 마저 거리로 내몰리게 되는 만큼 노조가 막판 합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 역시 노조 집행부와 달리 청산 보다는 하청업체로 옮긴 후 정상화 이후를 모색해야 한다며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막판 채권단과의 테이블에서 합의한 금호타이어의 사례처럼 되지 않겠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합의가 도출되면 인력 구조조정에 근간한 회생이 진행되며 채권단의 RG발급, 만기유예·연장 등 금융지원, 수주 지원, 비업무용 자산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등 정상화 절차가 이어집니다.
지난해 7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낫지만 불황과 유동성 위기, 수주 절벽 등 또 한 차례 위기에 봉착하면서 다시 법정관리의 갈림길에 선 STX조선의 생사 여탈을 결정할 최종 선택이 초읽기에 돌입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본부에서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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