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신도시 택배 논란, '갑질'하는 것은 어느 쪽?

입력 2018-04-10 16:33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 아파트가 단지 내 택배 차량 지상 진입을 통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 근처에 택배 차량을 댄 후 카트로 배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등 업체들은 아파트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를 쌓아두고 가는 방식으로 맞서며 주민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CJ대한통운 등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지난 1일부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지상 진입을 통제했다.
지상 주차장이 없는 이 아파트에서는 그동안 소방차나 경찰차, 택배 차량 등 아파트에 필수 용무가 있는 차량 진입만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단지 내에서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어린이가 치일 뻔 한 일이 발생하며 관리사무소는 3월 한달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택배차 지상 진입을 막기로 했다.
관리사무소는 택배 업체들에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이나 측문에 주차한 후 카트로 배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택배 회사 측은 크게 반발했다.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 높이는 2.3m로, 2.5m가 넘는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데다 카트를 이용하면 대량의 택배 물품을 운반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이었다.
일부 업체는 지하 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낮은 차량을 이용하는 등 관리사무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등 배달 물량이 많은 주요 업체가 택배를 집까지 배달하지 않고 정문 근처에 쌓아 둬 저녁마다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가 가득 쌓이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 사연은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커지며 논란거리가 됐다. 특히 관리사무소 측에서 주민을 상대로 배포한 안내문 내용이 함께 퍼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관리사무소가 배포한 안내문에는 `택배기사가 정문으로 찾으러 오라고 하거나 놓고 간다고 전화/문자 오면→파킹후 카트로 배달 가능한데 그걸 왜 찾으러 가야 하죠? 그건 기사님 업무 아닌가요?`라고 응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어린이들이 특히 많이 사는 단지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3월 한 달간 택배 회사들과 협의를 마쳤고 대다수가 협의 내용을 따르는데, 일부 업체만 무책임하게 택배를 쌓아두고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택배 업체 관계자는 "오죽하면 그랬겠냐`며 "(정문에서) 가까운 곳은 카트를 이용하거나 직접 배달하고 물량이 너무 많거나 거리가 너무 멀 경우에만 문자를 보내며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갈등이 커지자 아파트 주민대표단과 택배업체 측은 합의점을 찾고 있다. 지하 주차장 출입구나 차량 높이를 조정하는 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업체에서 되도록 높이가 낮은 차량을 이용하고, 물량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아파트 측에서 택배 차량 진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합의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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