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본사 복도에 전시된 `전투복`.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내가 아니라면 누구?`라고 적혀있다.
중국 징동 해외직구몰 진출을 위해 MOU를 체결한 보페이 왕윈핑(王雲平)사장, 켄(Ken), 해리(Harry)등과 들어선 알리바바 본사 홍보관 벽은 다양한 그림과 사진, 콜라쥬 전시물로 가득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2015, 2016, 2017등 연도가 새겨진 티셔츠였다. 매년 새로운 티셔츠가 지급된다고 했다. 티셔츠는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싱글데이, 광군제를 위한 프로모션용 단체복였다. 광군(光棍)은 `홀아비`나 `독신남`을 뜻하는 말이다. 숫자 1이 홀로 외로운 독신남성들과 비슷하다고 해서 11월 11일은 독신남들의 쇼핑 데이가 되었다. 그 하루를 위해 1년을 준비한다고 했다. 일종의 유니폼이자 `전투복`였다.
2015 타오바오 광군제 기념 티셔츠
알리바바 본사에는 총 8동의 빌딩이 있고, 근무하는 전체 인원은 대략 1만명. 평균 연령은 25세라고 했다. 근무시간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라고 했다. 주당 52시간 근무가 법제화된 한국 생각이 났다. 건물 전체가 디즈니랜드같은 문화기업을 표방하지만 내부 경쟁은 살벌했다. 동일 프로젝트에 반드시 2개팀을 배정해서 경쟁을 시킨다고 했다. 광군제를 위한 프로젝트팀이다. 마케팅 컨셉, 판매 아이템, 관련 기술 개발등을 각 프로젝트 단위별로 1개팀에서 전담하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1년후 승자는 남고 패자는 떠난다.
알리 티셔츠는 전포(戰袍)라고도 불린다.
`전투복`은 매년 다른 디자인으로 나온다고 했다. 벽에 있는 설명은 다음과 같다. `알리바바 티셔츠는 전포(戰袍)라고도 불린다. 군복이다. 중요한 전투에 임하는 직원은 제작된 티셔츠를 입고 목표를 큰소리로 외친다. 이것은 목표달성에 대한 결심이자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신념을 의미한다.`
알리바바의 날은 사스(SARS)로부터 시작되었다.
마윈 회장이 강조하는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희망`과 `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투복을 입고 단결하여 하나된 꿈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 경쟁은 치열하지만 동시에 꿈을 추구하는 동지로서 한 식구임을 강조한다. 그것을 확인 할 수 있는 게시물이 알리데이(Aliday; 阿里日)라는 축제일 운영에 관한 내용였다.
매년 5월 10일 개최되는 알리데이는 작년에 11번째 개최되었다. 대학가에서 5월에 축제하듯이 알리바바에서 매년 개최하는 전사적 페스티벌이다.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참가한다. 놀라운 것은 이 날 단체 결혼식도 한다. 주례는 당연히 마윈 회장이 선다. 이 정도면 종교적 결집력 수준이지만 마윈 회장은 회장보다도 `선생님(Master)`이라 불리길 좋아한다고 했다. 직원과 사제 관계로 역할 정의를 하고 인생을 지도하는 `사부(師父)님`이길 원하는 것이다.
중국 소후닷컴(sohu.com)에 올라온 작년 5월 6일자 기사에 의하면 알리데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공포가 대륙을 휩쓸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저우 무역박람회에 참가했다 알리바바로 돌아온 송(宋)씨 성을 가진 여성 직원 한 명이 사스 의심 환자로 분류되었다. 회사는 즉시 개인 격리 비상조치를 취했다. 이 직원은 재택근무로 전환되었고 그녀가 사용하던 개인용 PC도 함께 집으로 옮겨졌다. 사스와 싸우는 기간 내내 마윈 회장은 회사 `현관앞에 서있었다`고 한다.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도 이 직원은 고객 상담을 그치지 않았다. 국가적 재난 상황속에서도 알리바바의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았고, 매출은 오히려 최고점을 찍었다. 이 직원의 `영웅적 투쟁과 봉사`에 마윈 회장은 감동했고, 매년 5월 10일을 알리바바의 날로 선포했다.
알리데이에 올리는 결혼식 참가자 대부분은 사내커플들이다.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눈치보지 말고 결혼하고 열심히 일하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결혼식외에도 직원 가족들을 초대해서 다양한 행사도 연다. 알리데이를 선포하면서 마윈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알리바바 정신은 단호하고, 단결하고,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알리 정신은 사스와 싸운 이래로 새롭게 조명되어 왔습니다. 그 긴박했던 순간에 함께 했던 경험이 있건 없건간에, 알리바바 정신은 모든 알리인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는 깊은 기적같은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알리바바의 품질입니다. 알리 정신이 우리로 하여금 고요하게 도전에 직면하게 하며, 극복할 수 있게 합니다. 더욱 신속히, 더욱 활발히 발전합시다. 알리가 알리답게, 알리바바인이 알리바바인답게 합시다."
알리바바 본사 복도 양쪽 옆 벽들이 마윈의 울림을 전하고 있었다. 마윈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는 하나의 정신이고 문화다. 티비텐플러스(TV10plus)도, 숍텐(Shop Ten)도 일상속 평범함을 사랑하는 생활문화공동체로 진화해 갈 필요가 여기에 있다.(사진=티비텐플러스, 바이두, 소후닷컴)
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한순상 국장
sshan@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