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행: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출 연: 김계관 대표 (그리드원)
한상춘 특별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왜냐면 로봇프로세스자동화 전문기업 언뜻 생각하기에 로봇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건가 싶은데 먼저 로봇프로세스자동화라는 게 어떤 건지 설명해주시죠
김계관 RPA은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약자입니다. 로봇 이라는 용어가 나와서 대부분의 사람 들이 실제 로봇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만 실제 로봇이 아닌 소프트웨어 인데요. 보통 PC와 같은 업무 환경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환경에서 사람이 실제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하는 일련을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로봇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보통 사무실에서 매일 반복하는 작업 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오후가 되면 보통 그날의 업무 수행 내용을 등을 보고서를 작성해서 이메일 등을 통해 보고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 과정에서는 많은 과정이 매일 반복적이고 단순한 자료 조회, 정리, 엑셀 작업, 메일작성 등의 작업의 반복인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는 몇십분 이나 많게는 몇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경우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이런 단순한 일은 내 대신 비서나 누가 대신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사실 일반 직원이 비서를 둘 수는 없게 지 만요. 이러한 일을 자동으로 매일 알아서 수행해주는 비서 역할을 하는게 RPA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사업 분야와 관련하여 ‘그리드원’이라는 사명을 정하셨을텐데 사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김계관 현재 4차산업 분야가 뜨거운 이슈인데요, 그 중 하나인 클라우드 용어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제가 사업을 시작하던 2005년에는 그리드컴퓨팅 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드는 여러 개의 컴퓨터를 하나로 묶어 고도의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의 용어였습니다. 저의 사업 목표는 이러한 고도의 컴퓨팅 환경을 활용해 인공지능과 같이 고도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그리드원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상춘 사업초기와 지금은 시간도 흐르고, 시대도 달라졌기 때문에 사업 분야도 점진적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기업 소개와 더불어 현재 진행중인 사업 분야 소개를 해주신다면?
김계관 사업초기에는 국내의 개인 PC나 PC방의 유휴 PC를 활용하여 대규모의 그리드망을 구성하여 인터넷 서비스의 성능 기능 안정성 등을 테스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때 구축된 그리드망을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고도의 데이터처리 사업에 활용하고자 했지만, 그때 당시로서는 현재와 달리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때여서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환경을 감안 해서 이때 확보된 테스트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자동화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로 진출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초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으로 저희에게도 기회가 왔는데 바로 다양한 스마트폰의 테스트를 자동으로 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사업화가 어려웠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어려가지 자동화 기술을 사용하던 시기였는데, 저는 다가오는 시대가 인공지능 시대임을 감안해 모든 자동화 기술을 사람과 같이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지컴퓨팅 기술을 연구개발하여 자동화 솔루션에 적극 접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국내의 테스트자동화 시장에서 1위를 하게 되었고, 이 기술을 RPA 솔루션으로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서는 2015년도부터 시작된 RPA시장이 국내에서는 2016년도에 4차산업혁명 키워드와 맞물려 소개가 되었고 2017년도에 본격적인 사업 1차 년도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작년 한해에 해외의 유수의 RPA 솔루션과 경쟁하여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 금융기관, 공공 분야에서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약 80%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더 빠른 속도롤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한상춘 그런데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는지? 배경이 있다면?
김계관 저는 1990년에 KT에 입사해서 2001년도 까지 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입사 전에 대학원에서 인공지능분야 중 하나인 Expert System 전문가 시스템을 공부했는데 80년도 중반인 그 때에는 인공지능의 활황기에서 빙하기로 진입하던 때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 컴퓨팅 환경이 열악해서 인공지능이 구현되기 어려운 시대였습니다. 인공지능이 실패로 끝나면서 인공지능 전공자가 사기꾼이라는 말이 나돌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열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30년 이내에는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KT에 입사했습니다. 입사 당시에 언젠가는 저 만의 사업을 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99년도에 국내에서 최초로 서비스된 인터넷뱅킹 사업으로 KT 벤처 사내기업 1호로 여러 동료들과 분사했습니다. 회사는 순조롭게 성장했지만 저만의 인공지능 등 사업 열망으로 현재의 그리드원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한상춘 그렇게 창업을 한 후 가장 보람된 순간이라면?
김계관 아무래도 저희가 만든 제품에 고객이 만족해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사업초기에 모 은행에서 인터넷 시스템 장애가 있었는데 원인을 찾지 못해 저희에게 의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솔루션과 엔지니어가 손쉽게 문제를 찾고 곧바로 해결까지 해준 것에 대해 고객이 고마워 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업을 맡을 수 있었 구요. 하지만, 가장 보람 있는 때는 바로 지금 인 것 같습니다. 30년 내에는 불가능 할 거라 여겼던 인공지능 사업이 저의 예측과 같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되고 있고 저희 제품에서 적용되어 고객이 만족해 하고 있는 현 상황입니다. 요즘 자주 저희 고객의 RPA 적용효과가 보도 매체를 통해 나올 때 기업의 원가절감, 생산성 증대, 질원업무만족도 향상 등과 점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국가경쟁력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습니다.
한상춘 반대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뜻하지 않은 위기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위기와 극복 과정은?
김계관 창업 후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너무나 큰 기대로 많은 투자를 했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계속되는 연구개발의 피로감으로 같이 시작했던 직원 들이 떠났던 때가 있었습니다. 연구소장과 저만 자리를 지키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때는 제가 직접 고객 사이트에서 프로그램하고 테스트하고 하던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도 저를 믿고 여러가지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주변 지인 들의 도움이 컸고요. 무엇보다 저의 아내와 가족이 끝까지 응원해 주었던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상춘 그 때는 힘들었겠지만 그 위기라는 과정을 잘 거치면 성공의 밑천이 되는데요. 위기를 잘 극복한 그리드원,그렇다면 그리드원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제품이든 사람이든, 대표님만이 생각하는 ‘소중한 보물’이 있을텐데?
김계관 무엇보다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하고 있는 회사 동료, 사업 이전부터 저를 지켜 봐 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인 들, 저의 무모한 도전을 진지하게 함께 해주는 회사 내외부의 모든 사람 들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 들이 없었다면 지금이 없었을 겁니다.
한상춘 이때쯤 되면 저희가 꼭 하는 공식 질문들이 있는데요. 저희 프로그램 타이틀이 <혁신성장 코리아> 입니다.그런 의미에서 김계관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성장’이란 무엇인지?
김계관 저는 혁신성장은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변화 대응과 사람과 일이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4차산업 바람에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거나 비인간적인 처우를 만드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상춘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자리에서 또 만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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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의 실체를 이해하고 확산하는데 기여하면서 우리 경제 내부에서 묵묵히 혁신성장을 실천하는 기업을 발굴하고 소개해드리는 "혁신성장 코리아"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한국경제TV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됩니다.
이무제PD(mj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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