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상증자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와 유동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인데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이후엔 다시 제자리를 찾거나 더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번 달 초 무상증자에 나선 영상 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인트로메딕.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하고 나서 주가는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중장비 전문기업 흥국과 유기질비료 전문기업 효성오앤비도 무상증자에 나선 후 각각 6%, 19.7% 주가가 오르며 무상증자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발행되는 신주를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방식의 증자입니다.
회계상의 이벤트이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에선 좋은 기업이란 시그널로 받아들여집니다.
잉여금이 충분하고, 증자 주식에 대한 추가적인 배당 압박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유통주식수가 늘어나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여겨집니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단행하는 무상증자가 투자자들에게 실제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데 있습니다.
무상증자에 나선 후 단기간 주가가 치솟았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거나 오히려 그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식음료 전문기업 엠에스씨는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한 후 곧바로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이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주가 역시 무상증자를 반영한 권리락 이후 8% 넘게 떨어졌습니다.
효소 전문기업 아미코젠과 모바일기기 케이스 전문기업 모베이스 역시 현재의 주가가 권리락 발생 당시보다 떨어진 상태입니다.
기업으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에 불과해 기업의 실적과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아미코젠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하락했습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무상증자는 단순한 회계처리일 뿐이기 때문에 무상증자로부터의 영향이라기보다 오히려 회사가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결국,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들이 충분하게 형성되지 못하면 주가는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상장사의 주가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무상증자.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만큼, 무상증자 이유와 실적 등을 살핀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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