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성공단 폐쇄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 경제협력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남아 있는 대북 제재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8년. 소 500마리를 실은 트럭이 판문점을 넘어 북으로 향했습니다.
가난이 싫어 소 판 돈을 가지고 북녘 고향을 떠났던 열 입곱 소년의 늦은 귀향은 남북 경협의 상징이 됐습니다.
<영상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 제 그 한 마리의 소가 천마리의 소가 되어 그 빚을 갚으로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갑니다."
그 해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고, 개성 관광에 이어 2005년에는 남북경협의 핵심인 개성공단이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남북 경협은 강경한 대북 정책이 지속되면서 결국 파국을 맞았고, 사실상 명맥이 끊겼습니다.
남북 관계에 봄이 오면서,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습니다.
특히 벌써 2년이 넘게 문을 닫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마음은 간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하루라도 빨리 들어가고 싶은게 바램이다. 남북 관계 개선이 되어지면 경협은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나름 미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공식적으로 의제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좀 시간이 많이 걸리겠구나 하는 불편한 심정이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현대그룹도 전체적인 사업들을 재점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현대그룹 고위관계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은 크고 잘됐으면 하는 마음을 많이 갖고 있다. 우리가 예전에 했던 사업들, 금강산·개성관광, 개성공단, 7대 사업권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점검하면서, 좀 더 다시 한번 보고 저쪽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북 경협에 필수적인 도로와 철도를 담당하는 공기업들 역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코레일은 지난달 남북대륙사업처를 사장 직속으로 신설했고, 도로공사도 곧 남북 도로 연결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경협 재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비핵화가 핵심인 만큼 지나친 기대보다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북한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노선을 채택했더라도,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대북 제재가) 6개 중첩된 상황인데 그게 예를 들어 한두개 이렇게 풀릴지, 아니면 6개가 한꺼번에 풀릴지 단계적으로 어떻게 될지 그것에 따라 우리가 결정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 기업이나 다른 남북경협 기업들은 안타깝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게 지금은 북핵문제를 풀어가는 부분이 더 중요하니까..."
한반도를 경제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경협을 주도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국적 기업들과 함께 투자에 나서는 경협의 '국제화'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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