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한다.
북측이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민군 의장대 사열로 맞이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김 위원장을 의장대 사열로 예우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일산 킨텍스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도보 이동한다"며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 도착한 두 정상은 이곳에서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자마자 남측지역인 자유의집 앞에서 국군 전통의장대를 사열한다. 전통의장대는 남과 북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곡인 `아리랑`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해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국군의장대를 사열한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게 하려고 남북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의미로 3군(육·해·공군) 의장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의장대 사열은 판문점이라는 지형적 제한사항을 고려해 축소된 (약식) 의장행사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문점 광장은 공간이 협소해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을 포함해 370여명이 참가하는 정식 의장대 사열은 쉽지 않다. 이날 판문점 최종 점검 리허설 때 300여명으로 구성된 전통의장대와 3군 의장대가 참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식 의장행사가 진행되려면 370여명의 의장대원이 참여한 가운데 국가연주, 예포발사 등의 순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에 대한 의장대 사열에선 국가연주나 국가게양과 같은 의전이 생략될 예정이다. 국방부가 약식 의장행사라고 설명한 것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의장대 사열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지휘자의 `받들어 총` 구령에 맞춰 총을 비스듬히 위로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장대 사열은 정상외교 때 선보이는 대표적인 의전행사이다. 남측이 비록 약식이지만, 300여명의 의장대원을 동원한 가운데 의장행사를 준비한 것은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방북 때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방북 때 평양 4·25 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의장대 사열을 했다.
지난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의 의장대 사열에서도 국가연주나 국가게양, 예포발사와 같은 의전은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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