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커뮤니티 `워마드`에 나체 사진이 공개돼 불특정다수에게 조롱을 당한 남성 피해자가 괴로운 심경을 털어놨다.
11일 방송된 MBC `아침발전소`(기획 이모현, 연출 김보슬)에서는 홍대 누드 몰카 유출 사건의 전말과 이를 둘러싼 `워마드` 사이트 논란, 그리고 피해 당사자의 입장이 공개됐다.
홍대 누드 몰카 유출 사건이란 지난 1일, 서울 홍익대학교 누드크로키 수업 중 남성 모델의 나체사진이 유출된 사건을 말한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자와 함께 일한 동료 여자 모델의 소행으로 밝혀졌지만 문제는 급진적 여성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커뮤니티 회원들이 피해 남성을 조롱하고, 이를 유희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내용은 상상 이상이었다. 남성 누드 사진을 게재하고 이를 주제로 악성 글을 만들어 유포해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커뮤니티는 바로 `워마드`, 지금은 폐쇄된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분파된 커뮤니티다.
워마드는 최초 여성 전용 커뮤니티를 표방하면서 출발했지만 메갈리아 보다 더 급진적이고 남성 혐오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이미 오래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어왔다.
워마드 회원들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도덕은 버리면서 오직 여성의 우월성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는 ▲남성 혐오, 여성 우월 사이트다 ▲소수인권 안 챙긴다 ▲여자만 챙긴다 ▲도덕 버려라는 워마드 사이트 내 공지사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해당 커뮤니티는 독립운동가 안중근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고, 국정 농단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지의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에 불특정 남성들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 경험을 공유하고 권유하는 등 극단적 여성우월적 성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워마드 회원들은 이는 그간 남성들이 벌여온 여성차별 행위들에 대한 미러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해당 사이트는 피해자의 사진을 삭제한 상태지만, 여전히 누드 사진 유출 사건을 주제로 사생대회를 여는 등 제2, 3의 피해를 계속해서 양산하고 있었다.
피해 모델 소속 에이전시 대표는 `아침발전소` 제작진에게 "(피해자가) 하루하루 통화할 때마다 사람이 달라지고 있다. 많이 걱정이 된다. 갑자기 연락이 안 될까 봐. 2차, 3차 피해를 만드는 사람들이 잡히거나 고소가 되거나 제재가 가해져서 해결이 되면서 잠잠해지는 것이 바람이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노홍철은 "이 기사를 처음 접하고 정말 화가 났다. 이건 장난으로 정말 사람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인격살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자분이 오죽하면 입장을 밝혀왔겠냐"고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패널로 출연한 시사평론가 정영진 역시 "그간 성폭력 피해를 여자에게만 국한하는 인식도 문제였다. 성범죄는 남녀 젠더를 떠나 인권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일침 했다.
이하 `홍대 누드크로키` 사건 피해자가 `아침발전소`에 전한 입장 전문.
사건 초기, 네티즌들이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해 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괴롭고, 대인공포증과 피해망상에 시달립니다.
사회생활, 신앙생활, 경조사 참석 등이 다 중단된 상태입니다.
사건 발생 전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뿐입니다.
사진이 다 삭제되기를 원합니다.
관심은… 피해자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사진을 올리고, 악플을 다는 이들에게 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기에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도 일고 있는데요. 공론화의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워마드 홍대 누드크로키 (사진=MBC)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